트랙의 신화, 달구벌에 뜬다

입력 2005-09-13 08:02:08

초가을 달구벌에 세계 육상의 별들이 뜬다.

오는 23일 오후 3시부터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5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세계 최강의 장거리 시스터스' 디바바 자매(에티오피아)를 비롯해 '바람보다 빠른 사나이' 저스틴 게이틀린(23.미국), '원조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31.미국), '허들의 황제' 알렌 존슨(34.미국) 등 트랙을 달궈온 스프린터와 철각들이 대거 출격한다.

대한육상연맹은 오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 세계 최정상급 육상스타 70명이 내한한다고 밝혔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3.러시아) 초청이 불발돼 볼거리가 줄었지만 트랙 레이스에 초청된 선수들의 면면은 이달 초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스타는 지난달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가문의 영광'을 빛낸 디바바 자매.

동생 티루네시(20)는 5000m와 10,000m를 제패해 2관왕에 올랐고 언니 에제가예후(23)는 에티오피아 철녀 자매의 방어막을 형성, 두 종목에서 3위를 하며 동생의 정상 등극을 도왔다.

티루네시는 155㎝, 44㎏의 왜소한 체구지만 만 17세에 출전한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5000m를 제패해 일찌감치 여자 장거리계의 지존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에티오피아 아르시 출신의 디바바 자매는 4촌 언니 데라르투 툴루(33)가 세계 톱 5에 드는 정상급 여자 마라토너일 정도로 온가족이 철각 집안이다.

게이틀린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갖고 있는 100m 세계기록(9초77)을 빼면 부러울 것이 없는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헬싱키 세계선수권 100m.200m 2관왕 등 최근 성적은 눈부시다.

게이틀린은 아테네와 헬싱키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해 '에게해와 발트해의 바람보다 빠른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2004 부산국제육상대회에 '치타맨' 숀 크로퍼드(미국)와 함께 내한해 광속대결을 펼친 그린은 올해도 한국을 찾는다.

세계선수권 3연패를 이뤄내고 99년부터 100m 세계기록을 3년간 보유했던 그린은 이미 전성기를 지났지만 단 한번의 약물 추문도 없이 성실한 선수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미국 단거리팀의 맏형이다.

여자 스프린터계의 '슈퍼 땅콩(157㎝)' 로린 윌리엄스는 헬싱키 세계선수권 여자 100m 1위, 아테네올림픽 2위에 오른 작은 거인.

다른 스프린터보다 보폭이 작아 55보 이상을 뛰어야 100m를 주파하지만 트레이드마크인 '미키 마우스' 머리를 하고 쇼트피치를 내딛는 모습은 가히 폭발적이다.

헬싱키 세계선수권 당시 '신고식 파문'으로 '마마보이'라는 놀림까지 당한 월러스 스피어맨(21)은 미국이 자랑하는 단거리의 신성.

또 이달초 인천을 찾았던 '황색탄환' 류시앙(중국)의 영원한 라이벌 알렌 존슨도 두번째 방한길에 올라 허들링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밖에 세계 챔피언들의 리턴매치 성격을 뛰는 월드어슬레틱스파이널에서 두번이나 우승한 윌프레드 분게이(25.케냐)는 중거리의 절대 강자로 한국 육상이 80년대 향수를 느끼는 800m에서 쾌속질주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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