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 둘 다 금메달 따면 그 말 나오겠습니다."
9일(이하 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 스타디움에서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지켜보던 한 북한대표팀 관계자가 한 말이다.
10일 열리는 대회 셋째날 출전하는 김재범(73㎏급)과 북한의 계순희(57㎏급)의
동반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
최근 남북한이 도하 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을 파견하는 원칙에 합의한 뒤라 동반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은 한꺼풀 덧칠해졌다.
이틀간 일본과 중국이 금메달을 쌓아가는 가운데 한국은 노메달로 가슴에 멍울이 졌다.
한국은 메달밭을 일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성호(100㎏급)와 2003년 오사카 세게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황희태(90㎏)가 불의의 일격과 석연치 않은 심판판정으로 예선탈락했다.
은근히 낭보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했던 여자부에서도 4강 문턱에 턱걸이도 해보지 못했다. 남녀 코칭스태프의 얼굴이 굳어질 만했다.
사정은 북한도 마찬가지다. 이틀 동안 추풍낙엽.
그래도 남북한은 9일 경기에서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을 제패한 김재범은 지난 7월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국민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이원희를 꺾은 무서운 신예다.
성인 무대에서의 성적은 지난해 중국오픈 금메달을 따낸 것에 불과하지만 세계최강인 이원희를 꺾은 것만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대표팀 관계자들은 김재범이 '위기의 한국호'에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품고 있다.
대진운도 괜찮다. 강호인 일본의 다카마수 마사와 프랑스의 다니엘 페르난데스가 다른 조에 속해 있다.
더욱이 국제무대에서 기술이 노출되지 않아 상대 선수가 김재범의 기술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장점도 있다.
김재범도 경기를 하루 앞두고 "컨디션이 괜찮고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려되는 점은 국내에서 무쇠 체력이 통했지만 국제무대에서 힘있는 유럽선수들과의 대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나가느냐다.
계순희는 한국에서도 두말할 것 없이 널리 알려진 북한의 여자유도 스타. 이번에 우승하면 세계선수권 3연패다.
지난해 12월 손 부상을 입은 계순희는 현재 완쾌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북한 여자대표팀 최고참이고 여자유도선수로서 전성기를 지났을 법한 나이인 27세지만 성실한 훈련태도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북한 대표팀 관계자는 "여전히 체력이 나무랄 데 없고 훈련 태도도 흠잡을 데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계순희는 또 무사히 조 1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하면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패배를 안겨줬던 독일의 유폰네 보이니쉬와 설욕전을 펼친다.
이밖에 한국은 이날 남자 66㎏급의 정부경(KRA)과 여자 57㎏급의 정헤미(포항시청), 52㎏급의 김경옥(용인대)도 메달 기근으로 타는 목마름을 시원하게 적셔주기 위해 유도복을 여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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