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창업)프랜차이즈, 알고 계약하자

창업가에서 '프랜차이즈'가 일반화하고 있다. 무턱댄 '배짱 창업'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이 활성화하고 있는 만큼 분쟁도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에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법정(法定) 분쟁조정기구인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의 조정절차를 밟는 다툼이 매년 수백 건에 이른다.

이번주 창업면은 전문가의 도움을 빌어 흔한 프랜차이즈 분쟁유형 2가지를 소개하고 다툼에 대한 대처방안을 알아봤다. 프랜차이즈도 알아야 장사한다.

◆마음대로 계약해지?

ㅇ씨는 모 편의점 가맹본부와 2002년 6월 위탁가맹점 계약을 맺고 편의점을 차렸다. 계약기간은 5년이고 가맹금 및 보증금은 모두 4천880만 원.

그런데 가맹본부 측은 2003년 7월 점포 청결상태 불량, 매매상품 진열상태 불량 등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ㅇ씨는 가맹본부가 제시한 계약해지 사유는 납득할 수 없으며, 해당 점포는 하루 평균 매출액이 높은 모범점포라고 주장했다. ㅇ씨는 가맹본부가 제3자에게 인수시키기 위한 부정한 목적에서 계약을 해지하려 한다면서 해지 통지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분쟁조정 신청을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냈다.

결과는? 협의회는 가맹본부의 계약해지 절차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해석했다. 계약해지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계약해지 통지가 무효이고, ㅇ씨에게 남은 계약기간 동안의 영업을 보장해 줄 것을 가맹본부에 권고했으며 가맹본부가 이를 받아들여 양 측의 분쟁은 마무리됐다.

◆멋대로 계약변경?

ㄴ씨는 한 어린이 학습지 전문업체와 2003년 3월 경기도 모 시(市)를 영업지역으로 하고, 기간은 2년으로 하는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ㄴ씨는 월 1회씩, 모집한 회원 수의 110%에 이르는 학습지를 공급받았으며, 10%의 재고는 ㄴ씨가 부담했다. 학습지 단가는 권당 1천500원.

2004년 4월 학습지 회사 측은 학습지 내용 개편과 영업방침 변경 등을 이유로 학습지 공급횟수를 매월 1회에서 2회로, 학습지 단가를 권당 1천500원에서 2천500원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ㄴ씨에게 통보했다.

ㄴ씨가 반발하자 회사 측은 가맹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 학습지 공급을 중단했다.

ㄴ씨는 협의회에 조정신청을 냈다. 협의회는 교재 공급횟수와 가격 인상이 가맹계약서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므로 회사는 가맹계약 해지를 철회하고 교재 등을 계속 공급하여야 하며, 교재 공급 횟수 및 가격 등과 관련한 내용은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그런데 회사는 조정안을 거부했으며, 협의회는 이 사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사건으로 상정했다. 결국 학습지 회사 측은 공정위에서 당초 조정안대로 합의를 했다.

◆분쟁, 어떻게 대처?

프랜차이즈 분쟁이 발생하면 일단 당사자들은 법적 소송을 생각하게 되지만 위의 사례처럼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를 이용하면 쉽고 빠르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협의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조정 의뢰가 폭주하고 있다. 2003년 243건이었던 조정 의뢰가 올해엔 8월 말까지 벌써 230건이나 쇄도했다. 비용부담은 물론, 빠른 진행이 어려운 법적 소송보다 낫다는 것이 전해지면서부터다. 가맹계약 이행을 둘러싼 분쟁이 가장 많다. (표 참조)

협의회 조정을 당사자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런 걱정은 일단 접어두는 것이 좋다. 위 학습지 사례처럼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의회가 직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사건을 상정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협의회에 따르면 조정에서는 법 위반에 대한 처벌 면제를 받지만 공정위로 넘어가게 되면 당초 조정안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 법적 처벌까지 받는다는 것. 때문에 협의회의 조정이 실질적 강제력을 갖고 있다.

현재 사건이 밀려 당초 협의회 목표는 2개월 내 사건처리였지만 최근엔 3개월까지도 걸리고 있다.

협의회 홈페이지(http://www.fmc.or.kr)에서 관련 공문 서식을 내려받은 뒤 서면신청을 하면 된다. 대구시내 사건이면 협의회 관계자들이 대구 공정거래위원회사무소로 출장 조사를 오기도 한다. 02)3402-3310. 도움말 염규석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 국장.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