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시작하는 드라마에 유난히 신인 배우 기용이 두드러진다.
드라마의 절대적인 편수가 늘어난데다 기존 배우들의 영화계 진출로 촉발된 스타 배우 기근 현상에 수년째 허덕이던 방송계가 '신인 배우 주연 기용'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가장 눈에 띄는 드라마는 10일부터 시작하는 SBS TV 주말극 '하늘이시여'(극본 임성한, 연출 이영희). 묻혀있던 장서희와 신예 김성민, 이다해를 발굴했던 임성한 작가가 제작진과 상의해 이번에는 완전 신인급으로 주요 배역을 짰다.
주인공 이자경 역을 맡은 윤정희는 예능 프로그램에 몇 차례 출연했고 올 초 SBS 아침드라마 '선택'에 얼굴을 내밀었던 것이 전부인 신인급. 남자 주인공 구왕모 역의 이태곤도 단 한 차례 연기 경험없이 몇몇 CF에 출연했던 것이 고작이다.
'굳세어라 금순아' 후속으로 방영될 MBC TV 일일극 '맨발의 청춘'(극본 조소혜, 연출 권이상 최도훈)도 우희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강경준, 정애연을 남녀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강경준은 시트콤 '논스톱5'를 통해 젊은 시청자들에게만 얼굴을 알리고 있는 수준이며 정애연은 '홍콩 익스프레스'에서 조연급으로 출연했을 뿐이다.
KBS 1TV 일일극 '별난 남자 별난 여자'(극본 이덕재, 연출 이덕건 박기호)의 주인공도 파격적으로 고주원과 김아중을 전진 배치시켰다. 두 배우는 앞서 배우들보다는 이름이 알려져있지만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는 것.
KBS 1TV 아침드라마 'TV 소설-고향역'(극본 이홍구, 연출 신현수)도 신인 배우를 내세웠다. 주인공 박형재는 비록 데뷔 10년째를 맞지만 '왕꽃선녀님'에서 박소현을 쫓아다닌 연하남 정도로만 알려져있고, 여주인공 전예서 역시 시청자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윤석호 PD의 '봄의 왈츠'도 스타 캐스팅이 만만치않자 남녀 주인공중 한명은 신인을 기용할 계획이며, 기획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궁' 역시 신인 오디션을 통해 주연급을 확정할 예정.
이같은 신인 배우들의 대거 등장은 늘 배우 기근에 허덕이는 방송계에서 최후에 선택한 자구책이나 다름없다. '대장금' 콤비인 김영현 작가-이병훈 PD가 만든다 해도 50부작이고 사극이라는 점과 개런티를 이유로 톱스타들이 출연을 거절한 '서동요'에서 보여지듯 톱스타들의 드라마 출연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대주 발굴은 방송계의 현안이 돼있다.
또 방송 관련 시민단체 등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스타 시스템을 벗어나 신인 발굴에 힘쓰라는 요구를 꾸준히 해왔으니 신인 배우 기용은 명분상으로도 밀리지 않는 방법이다.
'하늘이시여'를 실질적으로 이끌게 되는 중견 배우 한혜숙은 "처음 연습했던 두달전에는 정말 하늘이 깜깜할 정도였는데 계속 호흡을 맞추다보니 신인 연기자들이 점점 배역의 감을 잡아가고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연기력. 신인 배우의 경우 카메라 앞에 선 경험이 많지 않아 카메라에 익숙해지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제대로 된 연기를 선보이기까지는 어색할 수 밖에 없고, 시청자들은 연기 경험을 쌓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신인 배우들의 개별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한 것.
'하늘이시여'를 제작하는 SBS 프로덕션의 이현석 제작본부장은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도 신인급이었으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듯 신인배우들은 고정된 이미지가 없는 신선함이 가장 큰 무기다. 대본이 빨리 나와 연습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있어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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