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유정수 작가 "글쓰면서 많이 울었다"

입력 2005-09-08 07:57:31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위해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너무나 많은 눈물을 흘렸다."

MBC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연출 임태우)의 유정수 작가가 종영을 며칠 앞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란만장했던 대본 집필 과정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태어나서 이번처럼 많은 공부를 한 적이 없다"면서 "드라마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면서 다큐멘터리 등에서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진 이들의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저히 사실에 의존해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했기에 흘린 눈물을 드라마에 녹일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그는 "드라마 상에서는 주관적인 감정을 버리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면서 "사실을 쫓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최선을 다한 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정말 육체적, 정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스스로에게 후회없이 임했음을 강조했다.

'제5공화국'은 방영 내내 5공 인사들의 반발과 각종 논란 등에 휘말린 탓에 유작가도 심한 마음 고생을 한 듯 했다. 대본 집필이 끝났지만 아직 소송에 대비해 자료 정리 등을 하느라 작업실에 묻혀 지내고 있다는 그는 "어제가 생일이었는데 미역국은커녕 밥도 못 먹었다"면서 "섭섭하기는 하지만 시원하지는 못하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또 "이번 드라마 방영 과정에서 드러났듯 전두환 팬카페가 생길 만큼 국민의 눈과 귀를 막은 독재에 대한 향수가 아직도 존재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드라마 제5공화국을 방송해야 했던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의 현대사를 젊은이들이 많이 봐야한다는 점에서 방송을 했는데 젊은 층 시청자들이 많이 보지 않았다"며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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