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朴 회담' 의제별 전망

입력 2005-09-07 10:19:10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회담 의제가 확정됨에 따라 각 의제를 놓고 두 사람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과 제1 야당의 대표가 회담에서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고 어떤 견해차를 보이느냐가 향후 국정을 이끌고 정국을 풀어가는데 중대한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 민생·경제

가장 생산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의제로 전망된다. 대화 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국회내 '경제회생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는데 합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경제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갖고 있는 견해를 피력하고 양극화와 부동산투기 등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한나라당의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경제가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함께 지속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이 지배하는 정치적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밝히면서 이를 위한 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활성화에 있어선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뒤 한나라당의 정책구상을 대통령에게 제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고 판단, 대통령에게 서민경제의 현주소를 제대로 각인시키기 위해 당 홈페이지에 수렴된 국민의 목소리나 그동안 민생탐방을 통해 직접 목격한 현장의 얘기를 전달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또 참여정부의 정책이 반시장적, 반기업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부동산 투기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실패가 중산층 몰락, 실업난, 등 서민생활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음을 지적, 한나라당이 구상중인 감세안을 대통령이 수용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 상생과 타협 정치

가장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노 대통령이 박 대표에게 어떤 새로운 제안, '깜짝 제안'을 내놓을지 주목되며 지역구도 타파, 정치개혁이라는 노 대통령의 화두에 대해 박 대표가 어떤 역제의로 응할지 관심을 모은다.

노 대통령은 포용과 상생의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주의에 따른 분열구도를 극복해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을 피력하면서 이를 위한 연정 협의를 정식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은 특히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 구체적인 선거제도개편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여 박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반면 박 대표는 연정의 부적절성을 지적, 거부 방침을 분명히 한 뒤 대통령이 더 이상 연정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국정최고책임자로서 시급한 민생·경제문제에 집중할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또 지역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노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할 경우 5공 사례를 들어 선거구제 개편만으로 지역구도가 타파될 수 없음을 강조한 뒤 여야가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정치권이 지역감정을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다만 박 대표가 행정구역개편을 역제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박 대표는 또 탈당이나 거국내각 구성, 개헌론 제기 등 '깜짝카드'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으며 이런 제안이 나온다면 기본적으로 정책노선과 이념의 차이를 지적,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 외교·국방 및 남북관계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동북아의 급격한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평화번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보수층에서 요구했던 대북강경책에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자주적 태도에서 한미동맹 문제 등 현안을 다뤄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박 대표는 북핵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정착과 외교·안보문제에 있어서 정파를 초월해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대신 국제문제화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한·미동맹 등 국제공조가 중요한 만큼 정부가 우방과 오해를 초래하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또 북한 인권문제와 탈북자·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다뤄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문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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