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한자-전봉준

입력 2005-09-06 15:36:31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 장수 울고 간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 노래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생겨났다. 노래에서 파랑새는 *貪官汚吏(탐관오리)와 우리나라를 넘보는 이웃 나라를 뜻하고 녹두는 동학농민군을 이끌던 전봉준을 가리키며 청포 장수는 전봉준을 따르던 수많은 농민과 그 밖의 우리 백성을 뜻한다.

녹두 장군으로 불리는 전봉준은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로 전라도 고부군에서 출생하였다. 가난한 농부였던 그의 아버지가 민란의 주모자로 잡혀 처형되자 동학(東學)에 들어갔다. 동학은 당시 서학(西學)이라 불리던 천주교에 반대하여 우리나라에서 창시된 것으로 "사람이 곧 하늘 '인내천(人乃天)'이다"라는 인간 평등사상을 주장하여 민중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었다.

당시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은 횡포가 심했는데 황무지에 농사짓게 하여 세금을 거두고 부유한 농민에게는 불효죄 등의 명목으로 죄를 씌워 돈을 뺏는 등 그 폭정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청나라, 일본, 러시아 등 외세의 침략까지 더해져 백성들의 생활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이었다.

1894년 마침내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 고부관아에 쳐들어가 관아를 점령하고 갇혀 있던 억울한 사람들을 풀어주고 쌀을 나누어 주었다. 갈수록 동학 농민군의 세력이 커지자, 정부에서는 청과 일본에 군사를 요청하였다. 이에 전봉준은 외세를 몰아내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하고 정부와 화해하는 조약을 만들게 되었다. 이후 농민군은 철수하였고, 정부는 청군과 일본군의 철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일본군은 오히려 궁을 침입하여 민씨 세력을 제거하고, 우리나라 정치에까지 관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청·일 전쟁을 유발시켜 승리한 뒤, 조선침략의 뜻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일본군은 정부군과 합세하여 삼남의 농민군 *掃蕩(소탕)을 준비하였다. 이에 동학농민군은 반외세(反外勢) 反封建(반봉건)을 외치며 재*蜂起(봉기)하였다. 그러나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과 정부군에 밀려 우금치에서 패하고 전봉준은 옛 부하였던 김경천의 *密告(밀고)로 전라도 순창에서 잡혀 교수형을 당했다.

고부민란으로부터 1년여에 걸쳐 전개되었던 동학농민운동은 결국 실패하였으나, 여기에 참가한 동학농민군은 뒤에 항일의병항쟁으로 이어졌고, 그 맥락은 3·1독립운동으로 계승되었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貪官汚吏(탐할 탐, 벼슬 관, 더러울 오, 벼슬아치 리) : 탐욕이 많고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벼슬아치

*破竹之勢(깨뜨릴 파, 대 죽, 어조사 지, 기세 세) : 감히 대적할수 없을 정도로 막힘 없이 무찔러 나아가는 맹렬한 기세

*掃蕩(쓸 소, 쓸어버릴 탕) : 휩쓸어 모조리 없애 버림

*蜂起(벌 봉, 일어날 기) : 벌 떼처럼 많은 사람이 들고 일어남

*密告(빽빽할 밀, 알릴 고) : 남몰래 넌지시 일러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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