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메스너 35년전 조난 동생 유해 수습 주장

입력 2005-09-06 09:21:12

전설적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60)는 4일 1970년히말라야 낭가 파르바트 등반에 함께 나섰다 조난당해 실종됐던 동생의 유해와 신발을 찾았으며 유해를 화장했다고 밝혔다.

메스너는 일주일 동안 파르바트 봉우리 일대를 돌아본 뒤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7월17일 마을 주민들이 동생의 유해와 신발을 발견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낭가 파르바트는 해발 8천125m로 세계에서 7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며 파키스탄에 있다.

메스너는 시신과 신발이 낭가 파르바트에서 가파른 절벽을 타고 얼음과 눈에 쓸려 내려왔음에 틀림없다면서 "요즘에는 누구도 이런 가죽 등산화를 신지 않으며 당시 동생과 함께 낭가 파르바트에 오를 때만 이 신발을 신었다"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가죽 등산화는 구멍이 나 있었으나 다른 곳에는 거의 손상이 없었다. 그는 "유해는 낭가 파르바트 베이스캠프 부근의 '아름다운 장소'에서 화장했으며 재는 히말라야 산악에 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스너는 35년전 6월28일 당시 스물세살이던 동생 귄터와 함께 낭가 파르바트봉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도중 눈사태로 동생이 실종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당시 등반에 동행했다 정상 부근에서 메스너 형제와 연락두절됐던 동료산악인들은 그가 동생을 위험한 길로 내려보내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그의 책임론을주장해 왔으며 메스너는 이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메스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동생을 죽게 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여러 번 되풀이했다. 이탈리아 남부 티롤 출신의 메스너는 당시 등반에서 발가락 7개와 손가락 몇 개의 끝마디를 동상으로 잃었으나 1978년 오스트리아인 동료 페터 하벨러와 함께 세계최초로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고 1980년엔 단독으로 에베레스트를 산소통 없이 등정했다.

그는 이어 1986년 히말라야의 8천m 이상 고봉 14개를 세계 최초로 모두 오른데이어 7개 대륙 최고봉 세계 최초 등정 기록을 세우는 등 전설적인 산악인으로 통한다.

한편 지난해 1월말 독일 빌트지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 연구진이 2001년낭가 파르바트봉에서 발견된 산악인 유해의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메스너의 동생 귄터의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정했다고 보도했었다.

이슬라마바드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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