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이강철 수석 '대구간담회' 놓고

입력 2005-09-05 15:30:36

이강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2일 대구상의 주최로 열린 '지역현안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이 수석 측이 서로 '사전선거운동' '지역경제 살리기'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상대를 비방하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설전을 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최근 성명을 내고, "이 수석이 정부 각 부처 차관 등 8명을 대거 대동하고 대구에 내려와 큰 지역현안에 대해 '무엇이든지 다 해결해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며 "이는 시민을 현혹하고 우롱하는 '정치 코미디'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대구시당은 또 "이 수석은 사전선거운동 행보를 즉각 중단하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나 잘 보필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떳떳한 자세"라고 주장했다. 안택수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내년도 설계사업비 30억 원을 건설교통부가 확정해 기획예산처로 넘긴 것은 내가 건교위에서 끈질긴 노력끝에 얻어냈는데, 마치 이 수석이 그 공로를 가로채듯이 발언하고 있는 것은 후안무치한 망동"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은 "정책간담회는 대구상의의 공식 초청에 따라 열린 행사이며, 대구가 고향인 입장에서 '대구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를 어떻게 외면하겠느냐"고 참석 배경을 설명한 뒤 "이를 두고 '사전선거운동' 운운하는 한나라당은 중병을 앓고 있는 대구경제를 돌보지 말고 죽이자는 말이냐"고 맞받았다. 이 수석은 또 "한나라당의 지역구 의원들이 정부 예산 배정문제나 각종 민원을 들고 찾아와 이를 성사시키느라 애를 먹었는데, 적반하장격으로 나오고 있다"며 "지역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이런 식으로 매도하며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치졸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연정을 구걸하고, 이 수석은 대구에서 사전선거운동을 보라는 듯이 하니 '정신이 나간 것'은 대통령이나 수석이 똑같다"고, 이 수석은 "나는 대구경제 회생을 위해 정부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끌어오려고 했지, 한나라당처럼 지역 경제인과의 자리에서 술병을 던지지는 않는다"고 거친 표현을 주고받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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