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7개월여 전인 지난 1월 목욕탕을 임대 계약한 고 정명식(57), 한숙임(51)씨 부부는 전 건물주로부터 재개발 대상 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구 동경병원 빈소에서 만난 한씨의 여동생(43)은 "목욕탕을 계약한 직후 언니가 전화를 걸어와 '이웃 주민들을 통해 이 지역이 재개발부지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며 "언니가 전 주인과 접촉을 하려해도 전화도 받지 않고 자꾸만 피해 걱정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숨진 한씨는 지난달 가족들과 만나 여동생에게 "부동산업자도 전 주인도 재개발지역임을 감췄다고 말했다"며 "언니가 주인과 어렵게 통화했는데 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과 함께 1억여 원을 더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씨 부부는 목욕탕 리모델링 비용 등 1억 원 이상의 손실 보상을 요구했고, 이후 전 주인과는 다시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서 전 건물주 서모씨는 지난 1월31일 재개발 시행사인 (주)감브ENC에 26억 원에 매도했으며, 목욕탕 매입·매도 등에 대해서는 개인문제이므로 말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정씨의 유족은 "지난 월요일(8월 29일) 형님(고 정명식씨)이 전 주인과 보증금 합의를 위해 연락을 취하려 했으나 다시 연락이 두절됐다"며 "오는 24일 헬스회원의 마지막 이용기간이 끝나는 대로 영업을 접고 보증금을 되찾겠다고 했는데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주)감브ENC측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옥돌사우나 건물주였던 서모씨와 계약금 1천만 원에 계약, 6월 말 잔금 25억 여원을 완납하고 상가를 대한토지신탁에 수탁해 놓은 상태였다.
ENC측은 "남아있는 세입자는 8월 31일까지 전 건물주가 책임지고 내보내기로 했었다"며 "세입자 전세보증금은 우리가 보관하고 있는데 옮기는 대로 지급키로 했고 기한 내에 나가지 않아 명도소송을 준비중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수성시티월드 옥돌사우나는 이 일대에서는 가장 시설이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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