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화재, 설마했더니 결국 대형참사

입력 2005-09-03 09:46:33

수성구 목욕탕 폭발사고는 발생 초기만 해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고발생 당시 언론사나 소방당국에 전해진 제보들도 대부분 '쿵하는 소리와 함께 시장 인근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정도였다.

출동한 소방관들이 목욕탕 건물의 불길을 잡고, 시커먼 연기가 쉴새 없이 피어올랐어도 부상자는 10명 미만으로 집계됐다.

사고발생 2시간이 지나고 구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부상자가 40여명으로 늘어났지만 3층, 4층, 5층과 잔불이 남아 있던 2층에 대한 인명 검색을 마친 소방대원들은 사망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 보고를 받은 조해녕 대구시장을 비롯한 대구시의 간부들도 통상 있을 수 있는 도심의 화재 정도로 생각하고 퇴근을 했을 정도였다. 시민들도 부상자가 당초 예상보다 많긴 해도 사망자가 없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사고 발생 3시간이 다 돼 가면서 사고 현장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사고 소식을 들은 몇몇 시민들로부터 '연락이 안된다'며 실종자 신고가 들어왔다.

화재현장을 수색하던 소방관들 사이에서 건물 내 사체가 있다는 보고가 흘러나온 것이 이때쯤. 사고 현장은 긴장감이 감돌았고 실종자 가족과 친지, 친구들은 오열을 터뜨렸다.

이후 이날 오후 8시20분쯤 건물 1층 서편에서 시신 한 구가 응급차로 경북대 영안실에 옮겨졌다. 사망자 수도 최초 1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자 퇴근했던 조 시장은 급히 청사로 나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시는 비교적 경미한 사고라고 판단했는지 사고수습과 대책을 수성구청에서 담당하기로 결론을 맺었다. 그러는 사이 밤 11시30분을 넘기면서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났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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