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지역 연고 지명 1명뿐 이라니"

입력 2005-09-01 14:44:15

"삼성 라이온즈가 지역 아마 선수들에게 관심이 있긴 하나?"

31일 2006 프로야구 2차 지명이 끝난 뒤 지역 아마 야구계는 삼성에 섭섭함을 숨기지 못 하고 있다. 삼성은 2차에 지명에 9명을 선택했고 이 중 지역 출신은 투수 김현준(22·대구상고 2002년 졸·탐라대4년)이 유일하다. 대구·경북 출신 대상자 28명은 SK, 현대, 두산에 각 1명씩 지명받아 전체 4명이 프로행을 확정지었다.

삼성 측은 "실력대로 뽑았다. 지역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지역 야구계가 보는 시각은 다소 다르다.

삼성이 지역 연고 선수들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심정수, 박진만을 보상금까지 포함, 120억 원 이상을 들여 데려왔고 김한수, 임창용 등과 FA 계약을 위해서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다른 한편으론 각종 네임데이를 유치하며 많은 단체 관객을 야구장으로 유인했다. 또 지역 아마야구 활성화를 명분으로 초등학교 야구부에 지원을 확대했고 리틀야구단 창단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선 아마 지도자들은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FA 영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만큼 자라나는 지역 선수들에게도 연고 구단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타 구단보다는 더 많이 줘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아마야구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지역 선수들의 연고 구단 입단이며 지역 출신 선수들이 많으면 그에 비례해 관람 팬들도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한 지도자는 "삼성이 지역 출신 선수들을 많이 뽑아주면 지역 아마야구 활성화는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롯데가 지역 고교 및 대학 출신들을 5명이나 지명한 것과 비교해 "롯데는 아무 생각없이 지명했겠느냐"며 "부산 팬들의 광적인 롯데 응원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삼성은 차우찬(투수·군산상고), 김상수(투수·신일고), 김기태(투수·동산고), 장준환(외야수·광주동성고), 고관성(투수·주엽고), 모상기(내야수·신일고), 현승민(포수·덕수정보고), 김창호(외야수·광주진흥고) 등을 지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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