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우리가...3곳 단체장 인터뷰

입력 2005-09-01 13:19:00

◇ 경주 백상승 시장

"경주는 시의회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방폐장 유치 신청서를 냈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지역과 분위기가 크게 다릅니다. 투표에서도 의회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방폐장 유치전이 경주-포항-영덕-군산의 4파전으로 결정된 31일 백상승 경주시장은 이날도 3개 읍면동에서 홍보 설명회를 가졌다. 향후 일정이나 다른 시·군의 사정 등에 개의치 않고 앞만 보고 달리겠다며 일정표대로 움직였다.

산업자원부에 신청서를 낸 지 꼭 반 달. 백 시장은 "그동안 시 전역을 두 번쯤 돌았다"면서 "방폐장 유치에 대한 주민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 시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방폐장의 안전성. 그는 "당초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홍보 부족으로 방폐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중·저준위 폐기물의 처리방법 등을 설명하면 대체로 수긍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백 시장의 시민 설득 논리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핵 시설=위험물'이라는 인식을 깨는 것. 둘째는 방폐장 유치에 따른 부가이익의 지역발전 기여도. 경제성과 관련, 그는 "파급효과를 포함, 1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 방폐장 건설공사 과정에서 지역에 떨어질 경제적 실익과 양성자 가속기, 한수원 본사 유치로 얻어지는 향후 기대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이미 확실하게 약속한 '3천억 원+α'와 월성원전 안에 보관 중인 고준위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 빼낼 수 있다는 것도 경주만이 갖는 매력"이라 말했다.

백 시장은 "특히 찬성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감포, 양남, 양북면 등 원전 인근 3개 읍면의 반대 여론도 찬성 쪽으로 움직여 다른 시·군에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방폐장 경주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백 시장은 "방폐장 유치는 경주 부활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주민협조를 간곡히 주문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 영덕 김병목 군수

방폐장 영덕 유치에 나선 김병목 영덕군수는 "어차피 유치경쟁에 뛰어든 이상 1등할 마음뿐"이라 잘라 말했다. 김 군수는 "이제 영덕으로의 방폐장 유치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의 여부에 달렸다"며 500여 공무원들의 일로매진을 촉구했다.

그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영덕이 가장 주목받는 후보지가 될 것"이라면서 "경쟁지역 주민 수가 수십만 명인 것에 비해 영덕은 투표권자가 3만7천여 명에 불과, 가장 높은 찬성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유치전 가세에 앞서 영덕을 보전할 것인지, 개발할 것인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는 김 군수는 "그동안 중앙정부에서 사업예산을 준다고 해도 군비 보조율을 맞출 재원조차 없어 포기해야 했던 군의 열악한 재정과 갈수록 피폐해지는 지역 경기를 감안, 결단을 내렸다"며 방폐장 유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방폐장 유치가 영덕대게의 이미지 추락과 송이, 복숭아 등 지역 농수산물 판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원전이 가동되고 있는 영광의 굴비, 기장의 미역은 여전히 전국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또한 이미 방폐장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로브는 포도주산지로, 영국의 드릭은 목장지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3천억 원의 지원금이 나오면 이를 활용, 품질향상 등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군수는 특히 "방폐장이 영덕에 들어 올 경우 영덕은 전국에서 주목받는 에너지단지화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전국 민자 1호 영덕풍력발전단지가 가동 중에 있고, 조만간 태양발전단지가 착공되는 등 청정에너지 사업에 양성자 가속기와 방폐장,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등이 어우러지면 그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다는 것. 김 군수는 "영덕군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주민들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주민들의 지원을 요청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 포항 정장식 시장

"방폐장과 함께 양성자 가속기, 한국전력기술(주) 등도 함께 포항에 온다면 포항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첨단 과학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방폐장 특별법 공포 전인 지난 3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방폐장 유치의사를 밝힐 만큼 방폐장 유치에 의욕을 보이며 유치전에 불을 댕겼다.

정 시장은 "방폐장의 안전성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어떻게 앞장서 말했겠느냐"면서 "포스코가 영일만의 기적을 이뤘다면 앞으로 포항시는 방폐장 유치로 첨단 과학도시로 탈바꿈해야만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포항이 철강산업의 단일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산업구조의 고도화, 다변화가 시급하다"며 "미국의 철강도시 피츠버그시가 철강산업의 사양화에 대비, IT산업으로 성공한 것은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방폐장은 물론 양성자 가속기 포항 유치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

현재 제3세대형인 포항 방사광 가속기에 이어 세계 처음으로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립을 설계(계획) 중이어서 양성자 가속기까지 합친다면 그 시너지효과는 엄청날 수밖에 없는 데다 양성자 가속기 설계를 이미 포항가속기 연구팀이 하고 있어 방폐장의 포항유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정 시장은 주장했다.

특히 그는 포항에는 포항공대를 비롯,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기술집적센터, 지능로봇연구소 등 미래 성장 동력산업의 핵심 과학 인프라(75개소)와 함께 3천여 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한 점도 포항유치에 유리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 시장은 "9월14일까지 전 행정력을 동원, 홍보활동을 벌이고 읍면동 자생단체 회원, 지방자치 서포터스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유치운동을 이끌어 내 방폐장 유치에 온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