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논술 가이드라인…고3교실 혼란

입력 2005-08-31 10:25:49

"대학들 어떤 문제낼지 몰라 캄캄"

교육부가 30일 제시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으로 고교 교실이 혼란에 휩싸였다. 각 고교는 영어 제시문 금지, 단답형 문제 금지 등으로 논술고사 부담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2학기 수시모집을 가늠할 수 없는데다 대학들이 한글 제시문 난이도 상승, 구술·면접 강화 등으로 교육부 가이드라인을 피해나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고교 교사와 학생들은 일단 논술고사의 변별력이 떨어져 부담이 줄어든 데 대해서는 반기면서도 교육부가 논술고사의 포괄적인 금지 기준만 제시해 대학의 논술 문제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김종계 경일여고 연구부장은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할 학생들 입장에선 대학들이 어떤 형태의 문제를 출제할 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어 걱정이 커졌다"며 "대학들이 예시 문제를 빨리 내놓아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많은 대학이 구술·면접고사의 비중과 난이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방 학생들 입장에선 논술고사보다 구술·면접고사에 대한 걱정이 더 큰데 이번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구술·면접의 문제 형태나 시행 방법 등에 대해 길을 터 준 셈이라는 것이다.

고교 1학년생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또 영문 제시문이 빠지는 만큼 갈수록 한글 제시문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교과적 요소를 가미한 형태가 출제될 가능성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2008학년도 이후 수험생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느냐에 대한 해답은 전혀 주지 못하고 있어 사교육 의존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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