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450억대 CD 위조 수사…13명 출금·체포영장

경찰, 조직적 가담자 6명 인터폴에 적색수배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0일 금융권에서 4천450억원대의 가짜 CD(양도성 정기예금 증서)가 발행돼 유통된 사실을 확인, 위조 CD 발행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7명을 출국금지하고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6명은 이미 해외로 달아나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했다고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 4천450억원 어치의 가짜 CD 가운데 일부를 고객에게 건네주고 진본 CD를 가로채 현금화한 뒤 200억원을 챙겨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이날 자진귀국한 조흥은행 김모(41) 차장을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체포,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 차장과 같은 수법으로 650억원대 위조 CD를 현금화해 달아난 뒤 해외도피한 국민은행 신모(41) 과장 등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이들의 범행에 CD 위조 일당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이들이 모 토지신탁회사와 모 전기공제조합으로부터 CD 4천450억원 어치의 발행을 의뢰받아 28차례 위조 CD를 발행, 유통시켰으며 CD는 유모씨 등 공범이 세운 유령회사를 통해 증권사와 은행 등으로 유통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한 결과 총 4천450억원대의 위조 CD가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은 액수는 전례가 드물어 상당히 큰 규모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에 따라 신병이 확보된 조흥은행 차장 김씨를 상대로 위조 CD의 유통경로와 조직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김씨의 고교동창인 국민은행 과장신씨의 신병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CD는 금액이 크고 무기명으로 양도가 가능한 반면 최근 들어서는 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적어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해 CD 위조 범행이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