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9회말 '끝내기 홈런포'

입력 2005-08-31 07:54:58

"희한하네."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는 최근 5경기 타율 0.182로 중심 타선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을 보였다. 스스로는 "컨디션은 괜찮은 데 안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 속에서도 '역시 김한수'라는 평가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결정적일 때 한 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김한수는 그 때까지 9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0대2으로 뒤지던 8회초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중심타자의 힘을 과시했다.

3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했다. 이때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김한수는 3대3이던 9회말 2사 주자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볼카운트 1-2에서 상대 투수 이정민의 4구째 142km 직구를 밀어쳐 극적인 끝내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김한수도 1루 베이스를 돌면서 환한 웃음을 숨기지 못했고 홈플레이트에서 동료들의 열렬한 하이파이브를 받았다.

발빠른 김재걸이 1루에 진루한 때문에 방망이를 짧게 잡고 가르는 적시타를 생각하며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타구는 예상외로 큰 포물선을 그리면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날 2, 3위인 SK와 두산이 모두 승리한 가운데 선두 수성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으로선 김한수의 끝내기 홈런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김한수는 "최근 좋지 않은 데 희한하게도 결정적일 때 한 방이 나온다"고 말했다.

삼성은 2회말 박정환의 2점 홈런, 3회말 심정수의 솔로 홈런 등 홈런 3방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롯데 펠로우를 2루 땅볼로 처리, 승리를 챙기며 시즌 9승(1패 11세이브 11홀드)을 기록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선발-중간계투-마무리가 분화돼있는 현대 야구의 투수로는 불가능한 승-홀드-세이브두자리숫자 기록에 1승만 남겨두게 됐다.

5대3으로 승리한 삼성은 64승41패4무를 기록, 2위 SK(62승44패6무)에 2.5경기차 선두를 유지했다. 한화는 기아를 4대3으로 물리쳤고 두산은 LG를 7대4로 제압했다. SK는 현대를 10대2로 꺾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대구전적(30일)

롯 데 001 000 200 - 3

삼 성 021 000 002 - 5

△승리투수=오승환(9승1패11세이브)

△패전투수=이정민(6승7패4세이브)

△홈런=박정환 1호(2회.2점), 심정수 21호(3회), 김한수 10호(9회.2점, 이상 삼성), 라이온 11호(7회.2점, 롯데)

SK 10-2 현대(수원) △승=위재영

LG 4-7 두산(잠실) △승=이재영

한화 4-3 기아(광주) △승=조성민

사진: 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에서 9회말 2사 1루서 김한수가 끝내기 2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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