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적 몸짓·격렬한 비트…남미의 마력에 빠지다
"춤으로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날리세요."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라틴댄스 열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라틴댄스에 몰입하는 젊은이들. 그 현장을 찾아봤다.
◇정열적인 라틴댄스에 빠져 보세요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한 라틴바. 해가 지면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밤이 되면 이곳의 열기는 아직 한여름인 양 뜨겁다.
쿠바혁명의 선두주자였던 체 게바라의 얼굴모습을 그린 입구를 지나면 넓은 무대가 펼쳐진다. 한쪽에는 바가 있고 벽을 따라 작은 테이블이 늘어서 맥주, 콜라 등 음료수를 마시는 사람들도 눈에 띄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청바지, 티셔츠 등 편한 옷차림을 한 채 넓은 무대 위에서 신나는 라틴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다. 이들이 즐기는 춤은 살사(salsa), 메렝게(merengue) 등 이른바 라틴클럽댄스.
이재석(35·자영업)씨는 '라틴 속으로'라는 동호회에서 춤을 익혔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가는 느낌이 좋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혼인데 아마 동호회 밖에서 여자를 만나긴 힘들 것 같아요. 틈만 나면 춤에 빠져사니까요"
박지은(24·대학생)씨 역시 이씨와 같은 동호회 소속. "집안 분위기가 보수적이라 처음 춤을 배울 땐 집에 알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젠 굳이 숨기진 않아요."
천장에는 프로펠러 모양의 선풍기가 돌고 한쪽에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지만 경쾌한 발놀림, 흐느적거리는 손짓과 함께 부드럽게 허리를 돌리는 이들의 얼굴은 땀으로 흥건하다.
이석진(31)씨와 김미진(29·여)씨는 연인사이. 이씨는 춤을 통해 김씨와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웃는다. "처음엔 배워볼까 망설였는데 여자 친구가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하자고 해 용기를 낸 것이 이미 4개월이 넘었네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온 배가 쑥 들어갔다고 여자 친구가 좋아합니다. 술로 풀던 스트레스도 이젠 땀으로 해결합니다."
이곳은 평일에도 80~100명의 사람들이 춤을 즐기기 위해 찾는다. 주말에는 200명 이상의 손님들이 업소를 가득 메운다. 손님들의 연령은 대부분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사이. 대구 시내에는 이처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라틴클럽 댄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2, 3곳 정도 문을 열고 있다.
이곳 매니저 박현주(26·여)씨는 "특별히 마련한 댄스파티라도 열리는 날이면 하루에 500여 명이 찾기도 한다"며 "지하에 마련된 연습실에서 댄스 강습도 겸하고 있는데 수강생들의 열성이 보통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댄스 열기, 그 현 주소는
댄스스포츠는 왈츠, 탱고, 폭스트롯, 퀵스텝, 비엔나왈츠의 스탠더드 댄스와 차차차, 룸바, 자이브, 삼바, 파소도블레 등 라틴 댄스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며 국제경기도 이에 준해 치른다.
국내 댄스스포츠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문 강사 외에 댄스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는 한마디로 '측정 불가능'. 춤은 퇴폐적인 문화라는 고정관념이 바뀌면서 현재는 관련 협회와 학원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교양교실로 댄스스포츠 강좌를 열고 자생적인 동호회 등 댄스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한국댄스스포츠교사협회에 따르면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은 댄스스포츠 관련 협회만 20여개에 이르고 현재 댄스스포츠 강사 수는 최소한 2천~3천 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곳 엄화순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우리 협회가 배출한 강사 수만 1천500여 명에 이르는데 강사가 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매년 3, 4배 증가할 정도로 댄스스포츠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다"며 "댄스스포츠를 '국민생활체육'으로 정식등록하고 비영리의 전국댄스스포츠연합회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도와줘야 기술보급과 함께 체계를 갖춘 교육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사진=시원한 늦여름밤, 화려한 조명 아래 한 라틴바에서 젊은이들이 흥겨운 표정으로 라틴댄스를 추는 데 열중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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