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번엔 高價 주상복합 건설

입력 2005-08-26 11:44:17

"평당 1천만원대 …돈 되는 사업만"

롯데가 대구에서 '돈 되는' 사업밖에 안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특히 최근 들어 롯데가 범어네거리 부근의 자사 부지에 당초 안과는 달리 평당 1천만 원을 웃도는 고가의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키로 하고 대구시에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신청하면서 이 같은 지적이 가시화하고 있다.

롯데건설과 롯데쇼핑은 수성구 범어동 379 일대 4천298평에 연면적 1만6천400평, 지상 28층 높이로 21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하겠다며 교평을 신청, 지난 11일 유보결정을 받은 상태다.

롯데는 이 부지를 외환위기 때인 2000년 우방으로부터 매입, 할인점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롯데마트(옛 마그넷) 대구 1호점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해 문을 닫는 등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자 그동안 해당 부지를 그대로 방치해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범어네거리 일대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천만 원을 넘기면서 롯데는 해당 부지(궁전맨션 왼쪽)를 아예 '돈 되는' 주상복합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자 인근 주민들은 "안 그래도 일대에 고층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함께 누려야 할 범어공원의 조망권을 차단하고 있는데 근린생활 및 업무 시설 부지에까지 주거용 고층건물이 들어서면 안 된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상복합을 건설할 경우 수성구청이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업무 및 상업용 빌딩을 집중 배치하겠다는 '맨해튼 거리' 조성 계획에도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커 관련심의와 인·허가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롯데가 2001년 대구 건설시장에 본격 진입, 2002년까지 3개 대단지 아파트를 잇따라 분양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가운데 백화점까지 2개나 개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창구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또 고가아파트 분양으로 수익을 챙기려 한다"면서 "롯데 측이 제시한 용적률 281%는 지역에서 그동안 허가된 아파트에 비해 크게 높은 만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롯데 측은 2001년 대구 아파트(옛 50사단 부지) 건설시장에 진입하면서 유통단지 내 호텔건설 등 지역의 사회기반시설 확충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대구시를 통해 밝힌 바 있으나 그동안 지역에 대한 수익환원사업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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