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5일 KBS-TV가 마련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라는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일종의 대국민 직접정치이다. 사전 녹화한 방송은 당초 80분 방영 예정이었으나 120분으로 늘어났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권력을 통째로 내놓는 것도 검토하겠다"며 일련의 연정 발언 가운데 가장 강한 제안을 내놨다.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투기는 도저히 불가능하게 만들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대미관계 대북관계는 수순대로 잘 풀려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두 발언
저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는 엊그저께 발표된 것으로 29%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한다면 이것을 내가 천심이라고 읽어야 될 것 아닌가.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 제도가 내각제가 아니어서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통해서 재신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국민적 지지, 여론 조사 결과를 가지고 대통령직을 불쑥 내놓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서 굉장히 고심하고 있다. 우리가 29% 짜리 대통령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걱정해야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
◇부동산 대책
부동산 가격의 폭등 현상은 금리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니다. 지역 개발이 일부 투기꾼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지역 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안 할 수는 없다.
역대 정부는 계속해서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다. 부동산 부자들이'결국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세금 폭탄이다, 시장 원리에 위배된다, 헌법에 위배된다'는 등 여러가지의 각론적 반대를 들고 나와 주저 앉혀 버린 때문이다.
시장에서 실패한 것은 국가가 정책으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해 주어야 된다. 부동산이야말로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영역이다.투기는 이제 불가능하게 도저히 발붙일 곳 없게 될 것이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 좋아하시는 분들이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에 대해 저도 좀 의문을 갖고 있다.
◇미래 경제에 대한 낙관론의 근거는?
병이 들었다가 낫고 점차 건강이 회복되고 체력이 좋아진다고 하면'좋아진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나. 2003년 3월 취임했을 때 주가가 600포인트 아래에 있었다. 지금은 1094까지 갔다.
내년도에 (경제성장률이) 5.2% 가면 OECD 30개 선진 국가 중에서 한 4위 정도가 될 것이다. S&P에서 얼마 전에 신용등급을 하나 올려줬다.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은 매우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다. 너무 경제를 어렵게, 어둡게 말하지 않는 절제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지방 살리기
지방 중소기업 다 죽었다. 그래서 균형 발전하자 하는 것 아니냐. 균형 발전 정책에 관해서는 엄청난 갈등을 겪으면서 공공 기관 지방 이전, 행정복합도시, 혁신 도시, 기업 도시, 혁신 클러스터, 지역혁신협의회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교도 수도권과 대전 지역의 대학교에 주던 R&D 예산이 그 이외의 지방으로 가고 있다. R&D 예산이 27%이던 것을 지금 37%까지 끌어올려 놨다. 2008년에 가면 42%까지 올라가서 지방도 살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미동맹 등
참여정부가 내세울 만한 정책분야가 한·미동맹과 북한 핵문제 이다. 미국과 한국은 안보관계 협력이 한국의 안전에 유리하겠다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므로 협력해야 한다. 미국말만 나오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반미정서가 있는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북한 핵문제를 (논의) 하면서 우리 정부의 한미관계 역량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풀린다.
◇연정 등
한나라당이 연정을 받을 수 없는 이유는 선거구제도를 내놓지 않기 위한 것이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국회의원 선거하는데 불리하기 때문이다.
'연정 그 정도 가지고는 얽혀서 골치 아프니까 권력을 통째로 내놔라'고 하면 검토해 보겠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아줬는데라는 정치논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이 지금 우리가 풀어야 될 문제들을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나한테 더 큰 요구가 있으면 검토하겠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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