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의 주제를 먼 곳이 아닌 일상의 한가운데서 찾고 있다.
도시, 바다, 한적한 동네의 한구석 등.
밤과 새벽 그리고 낮과 밤이 만나는 경계선상의 시간대의 소재를 즐긴다.
어둠에 가려진 도시의 이면들!
온갖 더러움과 타락을 안고 비틀거리거나 잠들어 있는
번잡하고 소란하고 들뜬 도시의 풍경.
전등 빛으로 휘황한 밤거리, 소음과 공해와 번잡함이 어둠에 묻히고
불빛만 희뿌옇게 비치는 적막함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과도 같다.
이런 도시의 속성을 재현이나 기록이 아닌 회화적인 뉘앙스로 번안,
즉 자연광과 인공광이 어떤 대상과 만나는 접점을
회화적인 기법과 요소들을 이용해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느낌.
특정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고
주변을 과감하게 면으로 처리하면서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의 대비 등을 통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느낌들을
보다 긍정적이고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의 그림은 주변현상에 대한 감각적 인상을 기록한 것이며,
그 중심에 빛이 있다.
글·그림 김성호
새벽(210×70㎝·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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