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시아파내 갈등으로 헌법 제정 차질

입력 2005-08-25 09:44:39

미군 헌법 찬반투표 앞두고 1천500명 증파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서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사무실이 경쟁 관계인 친정부 시아파 세력의 공격을 받아 여러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의원들과 정부 관리들이 직무거부를 선언하는 등 시아파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시아파 내 갈등은 새 헌법 표결을 위한 의회 소집에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알 사드르 지지세력이 헌법 제정 과정에 끝내불참할 경우에는 헌법의 대표성까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헌법 찬반 투표를 앞두고 이라크 정국의 긴장이 높아 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현지 치안 확보를 위해 1천500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증파키로 했다.

◇ 시아파간 충돌 = 24일 나자프에서는 2004년 알 사드르가 이끄는 반미 유혈 봉기 이후 폐쇄됐던 사무실을 다시 열려던 알 사드르 추종자들을 경쟁 시아파 조직인'바드르 운동' 가담자들이 공격해 8명이 숨지고 알 사드르 지지세력의 사무실이 불탔다.

알 사드르 추종자들은 '바드르 운동'과 협력관계인 경찰과도 충돌해 13명이 부상했다고 나자프 경찰이 밝혔다.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21명의 의원과 3명의 고위 정부 관리는 나자프 사건에 항의해 무기한 직무 거부를 선언했다.

살람 알 말리키 교통장관은 의원 21명이 직무를 거부키로 했다면서 자신도 이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알 사드르의 최측근인 셰이크 아메르 알 후세이니는 압델 무탈리브 모하메드 보건장관과 알라 하비브 정무장관도 직무 거부에동참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자프 사건이 알려진 후 바그다드에서는 알 사드르 추종자들로 이뤄진 '메흐디군(軍)'이 3개 지역의 '바드르 운동' 사무실을 공격하면서 충돌이 빚어졌으며 남동부의 아마라에서는 알 사드르 추종자들이 나자프 사무실 공격 가담자라고 주장한 또다른 시아파 조직 사무실에 박격포 공격이 가해졌다.

시아파인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는 TV에 출연해 "전투는 이라크인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적들을 대상으로 행해져야 한다"면서 나자프 시아파 세력들의 자제를 호소했다. 바얀 자보르 내무장관은 나자프의 질서 회복을 위해 특수부대 병력을 파견했으며 현지에서는 오후 11시 이후 통금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 사드르의 대변인인 셰이크 압둘 하디 다라지는 "알 사드르 사무실 공격에 관해 책임있는 자들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메흐디군'은 일제 무장을 호소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불에 탄 나자프의 알 사드르 사무실 주변에는 수백명의 군중이운집하고 있어 긴장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미군 증파 =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선거를 앞둔 이라크 치안 강화를 위해 24일 육군 82 공정사단의 2개 대대, 1천500명의 병력을 현지에 120일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고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번 증파 결정은 선거를 맞아 현재 13만8천명 수준인 이라크주둔 미군을 16만명까지로 증강하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9월18일 의원 선거를 앞둔 아프가니스탄에도 1개 여단을 증파해 현지주둔 미군을 2만명 수준으로 늘린 바 있다. 이라크는 오는 10월15일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거쳐 12월15일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수니파가 헌법안 일부 조항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다 시아파 내부 갈등까지 불거져 헌법제정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헌법 제정으로 이라크의 폭력이 종식되거나 이 나라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이라크에서 내전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바그다드워싱턴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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