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 스님 "10.27 법난 진상규명하라" 자해

입력 2005-08-24 08:57:52

10.27 법난(法難) 피해자로 알려진 삼보 스님( 당시 오대산 상원사 주지)이 법난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자해(自害)하는 소동을 빚었다.

삼보 스님은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일보 12층 강당에서 열린 '10.27 법난 피해자 증언 보고회'의 마지막 증언자로 나섰다가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입은 상처를 보여주겠다"며 상의를 벗은 뒤 미리 준비해온 칼로 복부를 약 6차례 그었다고 만불신문 등 불교계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를 지켜본 참석자들이 단상으로 뛰어 올라자 저지하자 스님은 "왜 종단(조계종)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냐. 정부도 마찬가지다"며 종단과 정부의 소극적 진상규명 노력을 질타했다. 스님은 곧바로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0.27 법난은 1980년 10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불교계를 정화한다는 명분으로 전국 사찰에 들이닥쳐 종정과 총무원장, 본사 주지 등 종단 지도부 다수를 연행해조사한 뒤 20여 명 가까이 구속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다수의 스님들이 부정축재자나 간첩 등으로 몰려 무차별 폭력과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으며, 불교계에서 한국불교사에서 치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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