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과 지금의 팀을 비교해왔는데 훈련 시간과 지원 등에서 공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기기만을 원했다."
23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서 퇴진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퇴진 결정이 내려진 뒤 숙소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환경이 더 좋지 않았다"며 "예선 경기는 시험적인 무대였고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시기였지만 훈련시간이 짧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퇴 결정을 내린 시기에 대해 "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고민을 하기 시작해 사우디전 패해 이후 사임을 결정하고 22일 저녁 축구협회에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계획은 없다"며 "오늘은 댄싱을 할 것"이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본프레레 감독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축구팬과 언론등에서 2002년 팀과 작금의 대표팀을 비교했다. 훈련 시간이나 대표팀에 대한 지원 등을 봤을 때 그건 공정한 것이 아니다. 그 때 만큼 지원을 하지 않고 그 정도의 기대를 하는 것은 공정한 게 아니다. 나는 지난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물러나는게 아쉽다.
--왜 그만두게 되었는가.
▲환경이 더이상 좋지 않아 그만두려고 했다. 동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여론 및 언론의 압박을 받아서 그만 둘 생각을 했고, 사우디아라비아 패전 이후 결심했다.
--기술위원회 등 축구협회 관계자로 부터 사임 압박은 있었는가.
▲없었다.
--아쉬운 점은.
▲항상 강조했듯이 시간이 없었다. 이틀 동안 선수들을 제대로 된 상태로 훈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이틀 간 훈련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은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 나는 2002년을 경험한 나이든 선수들을 뺀 후 젊은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경험이 아무래도 떨어졌고, 긴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동아시아 경기대회를 돌아보면 중국, 일본 등과의 경기에서는 안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한 열흘 정도 손발을 맞춘 후 북한전에서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후임 감독에게 할 말은.
▲훈련할 시간을 많이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 문제에 관여할 뜻이 없다. 당신들이 알아서할 문제다.
--현재 수준을 봤을 때 한국이 2006독일월드컵에서 거둘 성적은.
▲현재 우리팀은 좋아지고 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훈련을 계속 한다면 2006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것 이라고 믿는다. 다만 완성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물러나서 아쉽다.
--한국 축구팬이나 협회에 바라는 점은.
▲너무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연습할 시간도 보장하지 않으면서 비판만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대단히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K리그에서는 잘하다가 지나치게 긴장해 실전에서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 생각에 젊은 수비수 중 한 명은 독일월드컵에서 우뚝 설 것이다. 만약 그가 대표팀에 계속 있게 된다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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