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6월 말부터 매일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변신! 우리 아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부모들로부터 이런 인사를 자주 받게 된다. 자녀를 예쁘게 꾸며 찍은 사진과 사연을 신문에 담고 사진 액자도 선물로 주는 이 코너에 아이를 참가시키고 싶다는 정성어린 편지를 신문사로 보내는 부모들. 높은 경쟁을 뚫고 당첨됐다는 소식에 기뻐하면서 촬영장에 아이를 데리고 와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토요일 오후 예쁘게 변신한 아이의 사진과 사연이 담긴 신문이 나올 때면 기자의 휴대전화에는 어김없이 문자 메시지가 들어온다. 참가한 부모들이 보낸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거리를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요즘 부모들에 대해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된다. 한 가지 공통점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각별하다는 것이다. 남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자녀에게 사랑을 주며 키우고 싶다는 부모들. 하지만 그 관심과 애정의 평균치가 과거보다는 많이 높아진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적잖아 보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는 맞벌이 부부, 아이와 떨어져 지내 마음이 아프다는 주말부부,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아이에게 제대로 부모 역할을 못 해주고 있다는 부모…. 스스로 느끼기에 부모로서 남들이 하는 것만큼 자녀에게 못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나 키우기도 벅찬데 어떻게 둘째를 가질 엄두를 내겠어요?"
딸이든 아들이든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들어 둘째는 생각지도 못하겠다고 터놓기도 한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 자녀 양육'교육비 부담이 만만찮은 데다 결혼한 여성이 직장을 그만 두고 아이를 키우다 다시 일자리를 찾기도 쉽잖아 자연히 자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의 얘기를 들으며 몇 년 전 이탈리아와 미국에 취재를 갔을 때 만난 여성들의 얘기가 새삼 떠오른다. 출산 후 직장을 잠시 쉬며 어린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육아휴직제도가 마련돼 있는 등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체제가 갖춰져 있는 나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뒤늦게나마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걱정한 정부에서 무상 보육료 지원 대상 확대, 출산 휴가 급여 전액 국가 부담 등 범정부 차원의 출산'육아 지원 대책을 세운다고 한다.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출산'육아 지원 체제를 갖추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결혼한 여성이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고 일자리를 찾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하루빨리 마련되지 않는 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위기는 쉬 벗어나기 힘들 듯싶다.
김영수 스포츠생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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