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참여정부 성적표-정치권 평가와 주문

입력 2005-08-22 10:05:16

오는 25일로 임기 반환점을 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전반기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어떤 평가를 하고 있고, 남은 2년 반의 임기동안 무엇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하고 있는가.

예상대로 열린우리당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국정운영 시스템으로 국가 경쟁력을 제고했다고 평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미숙한 국정운영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국론분열과 국력 낭비를 자초했다고 '낙제 점수'를 내놓았다. 여권 일각에서는 '통합형 리더십의 부재'에 대한 비판론도있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논점은 달랐지만 참여정부의 전반부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남은 후반부 국정운영에 대한 주문도 엇갈렸다. 여당은 '경제살리기'와 '양극화 해소'라고 말한 반면, 한나라당은 '과거 보다는 미래를 향한 정치'를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가 지난 2년반동안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특히 정치 선진화 부분을 높게 평가해 출범 직후부터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와 정경유착 근절 등 정치개혁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를 표명했고, 그 결과 어느 정부에서도 꿈꾸지 못했던 정치적 선진화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당내 불만 가운데 가장 널리 확산된 주장은 '통합형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이상민 의원은 "국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통합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다소 중구난방식이었고, 국민의 호응과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좋은 정책도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가 나머지 기간 힘을 집중할 과제로 경제 활성화와 지역구도 극복, 남북문제 해결을 제시했다.양형일 열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경제, 사회적인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고, 박영선 의원도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느냐에 참여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평가는 "준비안된 아마추어 정권", "무능하고 불안한 정권" 등 '극단적인 용어'로 표현됐다.노 대통령은 경제살리기나 민생살피기는 도외시한 채 전반기 내내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과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국민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코드정치'로 일관하는 등 주도세력 교체를 위한 정쟁에만 몰두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또 노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나 지역화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가보안법 철폐, 행정수도 이전, 자주국방 등을 이슈화하며 보수와 진보세력간,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부추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 수호의 보루가 돼야 함에도,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위헌.위법적 발언과 정책을 서슴지 않아 대통령 탄핵은 물론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등 국론의 분열과 국력의 낭비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한나라당의 주문은 미래지향적이고 국민을 우선시하는 정책,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으로 집약된다.강재섭 원내대표는 "임기의 절반을 넘긴 대통령이 언제까지 과거 퇴행적 정치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미래지향적 정치를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참여정부가 내세운 '개혁'이 현재까지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권위주의 문화를 탈피하고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으려는 참여정부의 노력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지만 출범 초기부터 줄기차게 추진해온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노당은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권이 밝힌 국정 철학과 정반대로 사회양극화 현상이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며 '반(反)서민 정부'라는 혹평도 서슴지 않았다.노회찬 의원은 "반환점에서 서민을 도외시하는 현 정책을 전환하지 못한다면 임기말 빈부 격차가 더 벌어져 '반서민적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참여정부가 미래보다는 과거의 문제에 집착하는 바람에 국민 분열과 사회 혼란을 촉발시켜 국가 경쟁력이 퇴보했다며 역시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특히 민주당은 참여정부가 깨끗한 정치문화 조성과 탈 권위주의 확산 등을 위해 쏟아온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향후 비전과 대책 제시 등에 있어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김효석 정책위의장은 "참여정부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 질서를 만드느라 노력한 점은 평가하나 그러한 새 질서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해 불안과 혼란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참여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출범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개혁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국민 앞에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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