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만이라도 부활시켜줬으면 좋겠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바로 경기수가 133게임에서 126게임으로 줄었다는 사실. 팀당 7게임씩 총 28게임이 줄었다.
병풍 파문으로 여러 선수가 군입대한 가운데 전력층이 얇아진 각 팀들은 1998년 이후 6년 만에 경기수를 줄이는 데 모두 찬성했다.
선수들의 체력안배에 골머리를 앓던 각 구단 코칭스태프도 고민 거리가 사라진 데 대해 쌍수들어 환영했다. 특히 경기수가 줄면서 우천 탓에 하루에 두 경기씩 몰아서 열던 더블헤더도 없어진 점을 반가워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팀 사정마다 더블헤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약간은 다른 듯하다.
상위팀은 더블헤더가 없어 좋다는 입장인 반면 하위팀은 카드놀이에서 일종의 '조커' 같았던 더블헤더가 사라져 순위를 치고 올라갈 수가 없다며 울상이다.
21일 LG-한화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만난 LG의 한 코치는 "더블헤더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을 풀어가는 일종의 변수였다. 어느 팀이건 1승 1패 전략으로 더블헤더를 맞지만 구기 종목이 계산대로 되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는가. 2승 또는 2패를 하다보면 순식간에 연승 연패로 분위기가 엇갈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예년의 경우를 봐도 연속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발진에 구멍이 나기 마련이고 대체 선발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을 때에는 두 경기를 모두 내주는 일이 허다했다.
연승과 연패는 그렇게 엇갈렸다. 멘탈(mental) 스포츠인 야구에서는 그래서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온지도 모른다.
더블헤더는 결국 각 팀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하늘이 준' 최고의 변수였던 셈이다. 특히 하위팀은 더블헤더를 상위팀과의 승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삼았다.
그러나 올 시즌 더블헤더가 없어지면서 변수가 줄었고 덩달아 하위권팀이 마지막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찬스 또한 사라졌다. 예정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면서 요행수를 바랄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
실제 전반기 막판 삼성 두산 한화 SK의 상위권 4팀이 가려진 이후 사실상 순위 레이스는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양분돼 고착화하는 현실로 나타났다.
각 팀들은 순위 싸움만 남겨뒀을 뿐 포스트시즌 진출과 탈락팀은 이전부터 결정났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는 팬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LG의 한 코치는 "운용의 묘를 살리고 팬들의 이목을 끝까지 붙잡기 위해서라도 더블헤더는 존속시키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푸념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