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지음/동아시아 펴냄
'왜(倭)는 스스로 철을 제조할 수 있게 되는 6세기까지 철을 변한·가야에서 구입해 사용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은 국토, 인간, 자원에 대한 약탈 행위이다. 조선에 침략군을 보낸 각 다이묘들은 자신들의 영지(嶺地)경영의 필요에 따라 조선에서 사람들을 잡아와 노동력으로 부렸고, 도공 등 각종 기술자들은 상업 진흥에 이용되었다. 에도시대 산업과 문화 발전의 이면에는 조선에서 끌려온 사람들의 커다란 희생을 수반한 새로운 창조력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서술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의 반박이 아닌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주장한 내용이다. "통렬한 자기 성찰 없이 올바른 역사는 없다"고 주창하는 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가 균형 잡힌 시각으로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역사를 기술하고 있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는 일본에서 잘못 시행된 역사교육이 군국주의와 파시즘의 가장 큰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올바른 역사교육을 확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49년에 설립된 단체.
이 단체는 이 책을 통해 강화도 조약이 불평등 강제 조약임을 밝히고 있으며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우연히 발생한 소규모적 사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의 진상을 은폐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1910년 한국 강제 병합은 일본이 팽창주의로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창씨개명은 조선의 전통적 가족 제도를 해체하고 조상과의 연대 고리를 끊어 일본 제국의 신민으로 일본의 전쟁에 동원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또 강제 동원된 종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작태가 일본 군인들에 의해 저절러 졌으며 교과서 검정제도가 개편되면서 위안부 문제의 기술이 사라져 버린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는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일본을 자리매김 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책을 편찬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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