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2호선 불 인근주민 대피

입력 2005-08-20 11:50:22

20일 오전 8시 16분쯤 오는 9월 개통예정인 대구지하철 2호선 대실역(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에서 강창역 사이 지하철로 안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화재는 대실역에서 시내방향으로 300m 떨어진 철로 옆 배전반(컨트롤 패널)에서 일어나 연기가 환기구를 통해 도로 위로 크게 치솟았다. 달서소방서 등에서 소방차 20여 대가 출동해 화재발생 24분 만인 8시40분쯤 진화됐다. 화재현장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큰 불은 아니었지만 지하에서 일어난 사고여서 발화지점을 찾기 어려워 화재진압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밝혔다.

불을 처음 발견한 기관사 이성원씨는 "전동차를 시험 운행하고 있는데 지하철로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가득해 지하철본부 사령실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배수펌프를 조절하는 배전반이 타버리는 바람에 대실역 주변에 지하수가 차올라 지하철 2호선 시험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인근 주민들은 2년 전 대구지하철 사고 악몽을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었다. 주민 박종만(47)씨는 "지하철 역 안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치솟아 주위에 있던 시민들이 모두 놀라 대피했다"며 "벌써 대형 지하철 화재만 두 차례나 발생했던 탓에 까만 연기만 봐도 겁이 덜컥 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지난 2003년 2월 지하철 참사로 34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도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대구시와 지하철공사의 안전부재 의식을 탓했다.

이날 대구지하철공사 직원들은 현장에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사고 원인을 허위로 밝히는 등 은폐에 급급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20일 오전 8시 16분쯤 대구지하철 2호선 대실역 환풍기 배전판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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