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열린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했던 북측 대표단이 어제 평양으로 돌아갔다. 그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들 대표단을 만나 "새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로 이번 축전을 평가했다. 여기에는 행사 기간 동안 북측의 행보가 파격적이었고 이는 앞으로 남북 관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뜻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국회, 김대중 전 대통령, 청와대 방문으로 이어지는 사이 북한 선박의 제주 해협 통과 등 괄목할 만한 일들도 벌어졌다.
물론 행사장 곳곳에는 보수 단체들의 '김정일 독재 종식'이라는 구호 소리에 맞대응한 '미군 철수' 구호도 요란했고, 통일부의 대북 지원 식량 차관 규모를 지난 5년 동안 2조 원 이상이나 축소해 발표한 의혹이 불거지는 등 또 다른 소란으로 축전은 다소 얼룩이 지긴 했다. 그러나 더 얼룩진 것은 북측의 주장대로 이번 축전이 진정한 '우리 민족끼리'라는 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다면 북의 인권 문제나 핵 문제가 전혀 입 밖에 나오지 않을 리 없다는 사실이다.
축전 기간 축구 경기를 하고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을 해 가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기존 관념을 돌아본다고는 하지만 얼룩이 심한 '우리의 내부 문제', 즉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민주주의나 인권 문제를 비롯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핵 문제를 만난 김에 '우리끼리'만이라도 솔직히 터놓고 말할 수 없다면 이런 축제가 매일 열린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다음 주말을 지나면 휴회 중인 제4차 6자회담이 열린다. 어제 북측 대표단의 청와대 방문 때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이에 대한 간접 의사 소통이 있었을 것으로 많은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 진정한 남북 관계의 진전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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