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편찬, 同質化 지름길로

입력 2005-08-18 11:49:03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언어학자들이 남과 북의 말과 글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으로 '겨레말큰사전'을 편찬하기로 뜻을 모아 남'북 언어 이질화 극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 겨레의 고유 유산인 우리말의 동질화는 통일로 가는 중요한 관건이자 열쇠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며, 뜻 깊은 일이다.

하지만 분단 60년 동안 달라질 대로 달라진 언어의 이질화를 극복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은 이제부터다. 지난 2월에 결성된 이 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는 이번 민족대축전 마지막 날 5개 항의 편찬 요강을 확정, 발표하는 등 단기간에 그 밑그림을 내놓는 성과를 가져왔으나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분단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오면서 '한 민족 두 언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분화가 끝없이 진행되고, 소통의 벽마저 높아져 왔다. 언어가 의식을 지배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민족 동질성과 공동체 훼손에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 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는 '남북 어문 규범 단일화 모임'을 통해 공동으로 쓰는 낱말들을 우선 채택하고, 이질화된 부분은 합의해 30만 개 정도의 낱말을 사전에 올릴 계획이다. 우선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 공동으로 실려 있는 낱말들을 택하고, 차이 나는 낱말은 조율해서 단일화하는 방법으로 작업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업이 순탄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남북 간의 정치적 영향, 협의와 조율에 따르는 이견과 합의 도출, 시간과 상호 이해 차원의 노력 등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남'북을 하나로 아우르는 지름길을 여는 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