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문화에 대한 열정 뜨거웠다"
대구시립극단의 '춘심홍로줄 스토리'(안희철 작·이상원 연출)가 지난 12, 13일 중국 상하이 홍교문화센터에서 막을 올려 해외 동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상업적인 뮤지컬을 제외하고 순수한 한국 연극이 중국 상하이 무대에 오르긴 이번이 처음이다.
300석 규모의 공연장은 공연 시작 이틀전 이미 좌석이 매진되는 등 현지 교민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반영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눈에 많이 띄어 2세들에게 고국의 문화를 체험케 하려는 재외 동포들의 열정이 엿보였다.
상해에 온 지 4년이 됐다는 전덕순(45)씨는 "그동안 한국 공연 문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한국 공연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해와 홍콩 등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이원석(20)씨는 "어릴 적에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한국 고전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생소할 수 있는 고전에 마당극의 분위기와 요즘 세태에 맞는 유머와 유행어가 가미돼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춘심홍로줄 스토리'는 한국의 고전인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과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발하게 패러디해 묶어낸 작품. 춘향과 몽룡이 결혼한 지 20년 후, 두 사람의 아들 길동이 변학도와 향단 사이에서 태어난 변심청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집안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두 사람이 죽은 것처럼 위장한 끝에 양가의 화해와 사랑을 쟁취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동서양 고전을 유기적으로 조합, 다양한 인물들의 성격을 현대적인 색채로의 재해석과 비틀기를 통해 고전읽기의 새로운 맛을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1, 2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공연의 1부에서는 이벤트 MC인 방우정씨가 '웃음 한마당'을 주제로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의 박장대소를 끌어냈다. 또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후원한 이번 공연의 수익금은 현지 한국 학교 건립 기금으로 전액 기부됐다. 김선흥 부총영사는 "순수 예술 공연에 이렇게 많은 교민이 찾은 것은 처음 본 것 같다"며 "상해에는 5만 명에 가까운 교민들이 거주하는 만큼 이번 공연을 통해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한층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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