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인 258명과 일본인 286명 등 한일 양국 시민단체 활동가와 대학생 등이 보름동안 한·중·일 3국을 도는 '피스&그린보트' 행사 참가자 중 80여명이 15일 오후 합천 원폭 피해자 복지회관을 찾았다.
참가자들은 먼저 복지회관 뒤에 위치한 위령각을 참배하고 시설을 둘러본 뒤 이곳에서 생활하는 원폭 피해자 70여명을 만났다. 원폭 피해자 송인복(73·여)씨는 "집에 혼자 있는데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더니 갑자기 불이 번쩍했다"며 "어지러워서 곧바로 쓰러졌는데 나중에 일어나 보니 내가 집 근처에 있는 유치원 지붕까지 날아와 있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송 할머니는 그동안 이런 경험담을 주변에 얘기하면 대부분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안타까웠다고 했다. 송 할머니는 또 "사람들이 나와서 가족을 찾느라 아수라장이었고 집 앞 당산나무에는 불이 활활 타올라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의 참상을 전했다.
송 할머니는 이어 "8월15일만 되면 그때가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며 "젊은 사람들이 전쟁과 핵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후세에는 이런 비극이 다시는 없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피스보트 공동대표인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40)씨는 "당시 일본이 한국을 식민 지배하지 않았다면 한국인들이 피폭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종전 후 한국인 피해자들에게 일본인과 같은 보상을 해주지 않은 일본 정부에 이중의 책임이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핵무기 폐기를 위해 힘써 온 젊은이들의 모임인 반핵유스 학생 7명을 인솔하고온 캐서린 설리번은 "핵보유국들이 더이상 핵을 개발하지 않고 핵을 근절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이들은 원폭 피해자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종이학 1천마리를 접어 복지회관에 전달하고 이들 한 많은 노인들과 한지 공예를 함께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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