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적조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유해생물팀은 부산연안 주변에서 강력하게 버티고 있는 냉수대를 보며 내심 흐뭇해하고 있다.
여수와 남해를 거쳐 통영으로 빠르게 확산되던 남해안 유해성 적조가 냉수대를 만나면서 부산으로 건너오지 못하고 2주째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냉수대는 여름철 동해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냉수가 남서풍과 남동계절풍을 타 고 연안쪽 표층으로 올라오는 자연현상으로 보통 7월초부터 시작해 일시 소멸과 발생을 반복하면서 8월 말까지 계속된다.
수산과학원 적조담당자들은 예년에 비해 한달가량 빠른 지난달 18일 유해성 적조가 첫 출현하자 적조피해가 컸던 홀수해의 악몽을 떠올리며 당혹스러워 했다.
유해성 적조생물 성장에 적합한 표층수온 25℃ 이상의 수온대가 남해안에 형성되면서 올해 적조는 발생 10일만 경남연안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무서운 기세로 동진을 계속하던 유해성 적조는 경남 거제남부 해역에서 19℃의 냉수대를 만나면서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부산 기장-경북 경주 감포해역과 거제 연안에는 냉수대 주의보가 내려져 있었다.
냉수대에 가로막혀 부산으로 건너오지 못한 적조는 여수와 고흥, 통영 등에서 한때 ㎖당 2만5천개체까지 발견될 정도로 고밀도화 추세를 보였고 일부 양식장에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 7일 거제연안의 표층온도가 20℃를 넘으면서 냉수대주의보가 해제되자 부산과 동해안 수산당국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조세력은 부산 연안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오히려 약화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전남 여수시, 완도군, 장흥군 해역에서 적조생물이 ㎖당 1~140개체 정도만 발견되자 수산과학원은 여수시 화정면 낭도에서 경남 남해군 남면까지의 해역에 내려진 적조경보를 적조주의보로 대체 발령했다.
경남 남해, 고성, 통영, 거제 해역에도 적조경보와 적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나 일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강상태다.
적조피해 규모도 여수와 통영에서 지금까지 참돔, 우럭 등 양식어류 148만3천마리(7억9100만원 상당)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 우려보다는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거제 연안에는 냉수대가 사라지고 있으나 부산 연안에는 아직 강력한 냉수대가 보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부산 해역은 한반도 연안 가운데 유일하게 예년에 비해 평균 4℃나 낮은 수온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산과학원 이윤 유해생물팀장은 "유해성 적조세력이 일부 해역을 제외하고는 현저히 약화되거나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그 원인을 찾고 있는데 현재로선 거제와 완도, 부산해역에 형성된 냉수대와 남풍 및 서풍 등이 적조확산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하지만 냉수대가 소멸단계에 있어 유해성 적조가 언제 다시 확산될 지 모르기 때문에 양식어민들과 방제당국은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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