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향후 60년 자신할 수 있나

입력 2005-08-15 11:48:12

광복 60돌이다. 지난 60년은 힘겨웠다. 일제(日帝) 강점의 사슬에서 벗어난 광복의 기쁨도 잠깐, 동족상잔의 6'25전쟁으로 금수강산은 피비린내 나는 폐허로 돌변했다. 일제의 수탈에 헐벗고 굶주렸던 민중에게 전쟁은 또 다른 비극과 희생을 강요했다. 간신히 부지해 온 목숨들을 초개처럼 앗아갔고, 무수한 전쟁 고아들을 거리로 내 몰았다.

그뿐인가. 끝없이 이어지는 혼란과 정쟁,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부황 들어 허덕이던 민중들은 죽어 사는 목숨이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는 것보다 더 어렵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민중의 참담한 삶을 개선하기는 천지개벽이 나기 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세월들이었다.

그러나 기적을 이루었다. 영일 없이 거듭돼 온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 기적과 같은 경제 부흥을 이룬 것이다. 전 세계인이 놀라는 기적이자, 광복 60년의 위대한 성취다. 우리는 이 기적 같은 성취를 지켜나갈 능력이 있는가.

60년은 그 슬프고 고달팠던 세대들, 후손들이 철딱서니 없이 찧고 까불어도 괜찮을 정도의 튼튼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세대들을 숨지게 하고 뒷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한 세월이다. 하지만 역사는 알아야 한다. 언제부터 쌀밥이고, 라면이었던가. 월드컵 4강'대북 지원 능력은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불과 60년의 가까운 역사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향후 60년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일본'중국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기 앞서 가까운 60년의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오도하는 만행부터 거두어야 한다. 8'15가 통일축전의 들뜬 한마당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에 앞서 한식(寒食)처럼 냉정하게 역사를 바로 아는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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