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유치 끝까지 이성적으로

입력 2005-08-13 10:59:01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 신청 마감이 다가오자 경북 동해안 4개 시'군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2일 경주시의회가 도내 처음으로 집행부가 제출한 방폐장 유치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포항시도 이날 방폐장 유치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친환경농업엑스포가 한창인 울진군은 지난 11일 군의회에 유치 동의안을 전격 제출, 가속도를 붙였고 영덕군은 오는 18~22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유치 동의안 제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를 맞춰 경북도는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관련 기관과 방폐장 도내 유치를 위한 협력 체제 구축에 나서는 등 방폐장 유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지역과 주민을 대표하는 자치 단체장과 의회가 지역과 주민의 이익에 획기적인 영향을 가져올 큰 일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일이다. 방폐장은 어디엔가 설치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고, 방폐장 유치가 지역 발전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전을 안고 있는 동해안 시'군이 긍정적인 입장을 갖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4개 시'군이 모두 유치 신청까지 갈지는 미지수이지만,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지원을 몰아주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본란이 수 차례 지적했다시피 유치 추진 시'군은 환경운동단체 등 반대세력의 저항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한국적 풍토에선 소수 반대파의 파괴력이 다수 찬성파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수많은 전례가 입증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 노력과 희생적 추진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찬성'반대 쪽의 입장이 모두 애향심에 근거한 것이라 믿는다. 아직도 방폐장 유치의 득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민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찬반에 대한 선동적인 운동을 벌여서는 안 된다. 이성적이면서 객관적인 설득 노력만이 필요하다. 특히 고뇌 끝에 방폐장 유치를 결심한 지역 지도자들의 진정과 충정이 매도되거나 왜곡되어선 안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는 쉽다. 말썽의 소지가 있는 것은 모른 척하거나 여론을 핑계대면서 약은 수나 부려 인심을 얻으려는 단체장이나 의원들도 많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와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니다. 국가에 기여하고 지역을 살찌우려는 사심 없는 충정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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