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표단 국립현충원 참배

입력 2005-08-13 09:47:28

8.15 서울 민족대축전 기간에 김기남 단장을 비롯한 북한 당국과 민간 대표단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한다.

북한 당국과 민간 대표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은 1950년 6.25 전쟁이후 처음이며 그 시점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14∼15일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12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번 8.15 민족대축전 행사 기간에 북한 당국과 민간 대표단 30명 내외가 서울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방문, 6.25 전사자의 위패와 무명용사의 유골이 봉안돼 있는현충탑을 참배한다"고 밝혔다.

현충원을 참배하는 북측 대표단에는 북측 당국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기남 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라면 현충탑 참배가 갖는 의미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현충원 참배가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관은 그러나 "김 단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자격인 점은 아직 확인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참배 성사과정에 언급, "북측이 5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당국차원의 8.15 공동행사 세부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국립현충원 참배 의향을 전달해 왔다"면서 "우리측은 9일 같은 채널을 통해 수용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측의 현충탑 참배와 관련, 그는 "분단과 민족상잔의 불행했던 과거의 상처를함께 치유해 나가는 출발점이라는 데 중대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참배는남북간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진정한 화해를 실현해 나가는 긴 여정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 대한 발전적인 정리과정 없이 남북한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북측 당국의 참배 계획을 평가한다"면서 "북측은 8.15 공동행사 세부일정 협의과정 중 어떠한 사전 논의나 전제조건없이 자발적으로 우리측에 국립현충원 참배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또 "이번 참배는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진전과 북측의남북간 공존공영에 대한 의지를 실증한 것"이라면서 "광복 60주년을 맞아 남과 북은진정한 화해를 바탕으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데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봉조 차관은 우리측도 상호주의에 입각해 평양을 방문할 때 북측 신미리 애국열사능이나 대성리 혁명열사능, 금수산기념궁전 등을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상황이 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참배는 북측이 제안한 것을 우리가 수용해 성사된 것으로 사전에 상호 참배문제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1955년 7월15일 국군묘지로 창설되어 전사 또는 순직군인과 군무원, 종군자의 영현을 안장했으나 1965년 3월 국립묘지로 승격돼 국가원수, 애국지사, 순국선열, 경찰관 등이 추가 안장됐다.

현재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임시정부 요인 18명, 장군 355명 등 5만4천456 명이 안장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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