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취재후기/빈곤 속 삶의 열정 강렬

입력 2005-08-12 16:25:28

인도는 고된 수행지였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거리를 걸어야만 했다. 한시도 그치지 않는 사이클릭샤(자전거 뒤에 2명 정도 태워 다닐 수 있도록 리어카 등을 매단 탈 것), 오토릭샤, 자동차, 덤프트럭의 경적소리에 머리가 묵직했다.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뒤범벅이 돼 후각을 집요하게 자극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건 어디서든 손 내미는 거리의 아이들을 피해다니는 것이었다.

자신들과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만나면 아이들은 자신의 손을 연방 입에 가져다 대며 그 커다란 눈동자에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빈곤이 늘 눈앞에 펼쳐졌다. 관광버스가 신호대기하고 있으면 어디에서 모였는지 거리 아이들이 버스 창문을 두드리며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챘다. 인도헌법에 따르면 14세까지 아동은 의무교육을 받게 돼 있지만 인도 어린이의 3분의 2가 채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산스크리티'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관광가이드는 거리 아이들에게 직접 돈을 주지 말 것을 권유했다. 차라리 먹을 것을 주거나, 뭔가 사주는 것이 낫다는 것. 아이들에게 건넨 돈은 다시 어른들에게 돌아가게 돼 있단다. 머리에 피가 나고 있는 갓난 아이를 등에 업고 구걸하는 여인들도 숱하게 많았다. 하지만 인도는 매력적인 나라다. 델리-자이푸르-아그라를 거치는 동안 만난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빈곤 속에서 역동적으로 살고 있었다. 인도에 가기 전에 읽은 책 끄트머리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절대로 상상하고 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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