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90년 1월 3당 합당을 전후해 당시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40억 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은 11일 발간한 회고록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5공·6공·3김시대의 정치비사'에서 "김영삼 총재의 소련 방문을 앞둔 89년 5월 30일에 노 대통령의 지시로 김 총재의 차남 현철씨의 상도동 아파트에서 김 총재에게 20억 원과 여비 2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발행된 1억 원짜리 수표 20매의 수표번호를 적은 메모지와 사진을 함께 제시했다.
당시 3당 합당과 관련해 거액이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노태우 정권 당사자로부터 당시 야당 총재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이 제공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박 전 의원은 또 89년 12월 20일 저녁에도 현철씨의 아파트 내실에서 연말 성의 표시로 상업은행 발행 1천만 원짜리 수표 100장으로 10억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어 3당 합당 발표 직후인 90년 1월 24일 설 연휴를 앞두고 상도동에서 김 총재에게 10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그러나 당시 김종필 총재에게도 정치자금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의원은 또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89년 3월 20일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유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김 총재가 적극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89년 3월 16일, 김 총재의 상도동 자택 2층 서재에서 김 총재와 단둘이 만나 중간평가 유보에 합의했고,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의 합당에 대해서도 (이때)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간평가 유보와 관련해서는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95년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20억 원을 받았다"고 고백해 파문을 낳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 측은 "금시초문이다. 전혀 거기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면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앙심을 품어온 박 전 의원의 말을 어떻게 신뢰하느냐"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또한 지난 87년 6월항쟁의 분수령이 됐던 '6·29 선언'과 관련, "6·29선언은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노태우 민정당 대표에게 먼저 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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