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후 12년만, 25일만에 파업 강제종료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10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25일째 쟁의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와 사용자 간 노동쟁의에 대해 긴급조정을 결정하고 오늘 오후 6시를 기해 이를 공표한다"고 밝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즉각 조정과아시아나 노사의 성실한 교섭을 요청했다.
파업중인 사업장에 긴급조정이 발동된 것은 1969년 옛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과 1993년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 등 두차례 뿐이며 현대차 파업 이후로는 12년만이다.
긴급조정이 발효됨에 따라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파업을 종료하고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사법처리 대상이 되고, 중노위는 15일간 조정에 이어 또다시 15일간중재에 나서게 된다. 이 기간에 노사는 교섭을 통해 협상을 자율타결할 수 있다.
◇막대한 유.무형 손실 = 이번 파업으로 아시아나는 24일(7.17∼8.9) 동안 국제선과 국내선·화물 노선에서 2천328편이 결항됐다. 이로 인한 피해(매출손실+기타 비용)는 아시아나가 2천270억원이며 화물운송·관광업체 등 관련업계 피해 1천734억원을 합하면 4천4억원(회사 집계)으로 추산된다.
노동부는 아시아나의 매출손실 1천649억원, 수출업계 피해 778억원, 관광업계손실 806억원 등 3천233억원으로 추산했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거나 일정을 바꾸는 등 피해를 본 여행객은 51만명이며 수송차질이 빚어진 화물은 4만2천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확보된 해외 화물거래선의 이탈과 국제 환적화물량의 감소도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과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하락까지 감안하면 피해 규모가 1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손실도 엄청나다. 파업이 25일이나 계속돼 아시아나조종사 파업은 국내 항공사 최장기 파업(종전 6일)이란 반갑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이번 파업 이전까지 국내 항공업계 파업은 1999년 12월 아시아나항공·공항서비스노조의 첫 파업 이후 아시아나 4차례, 대한항공 4차례 등 총 8차례 발생했지만 대부분 며칠만에 종료됐다. 해외의 경우 미주나 유럽 일부 항공사 이외에는 파업이 흔치 않은데다 그나마 2 000년 이후 장기 파업을 벌인 항공사가 거의 없어 이번 파업은 국제적으로도 이목을끌었다.
◇만만찮은 후유증 = 장기파업은 일단 봉합됐지만 파업 과정에서 불거진 '노(勞) -노(勞)' 갈등과 운항차질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우선 350∼400여명에 불과한 조종사들이 파업을 벌임으로 인해 다른 직종까지포함해 6천800여명에 이르는 전 직원이 여론의 비난, 일거리 감소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사내 게시판에는 '300여명에 불과한 조종사들이 7천명 동료를 볼모로 잡고 잇속을 챙기려 투쟁하고 있다'는 동료 직원들의 항의 글이 매일 수백건씩 게시됐다.
이들의 주장은 평균 연봉 1억원대인 조종사들의 요구사항 중 회사 상황이나 사회적 통념에 비춰볼 때 무리한 요구가 많고, 사내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이들이 더좋은 조건을 요구함으로써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유발한다는 내용이 주류였다.
회사측은 조종사들이 복귀할 경우 일반 직원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장기파업 사태로 워낙 감정의 골이 깊어진 터라 당분간 '노-노 갈등'이 치유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장기 파업으로 회사측이 이미 8월 국제선 운항편수를 16개 노선, 314편이나줄인 터라 당장 복구가 힘든 가운데 길게 보면 10월까지 어느정도 감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조종사 노조측이 민주노총과 연대투쟁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다 아시아나 일반노조도 쟁의행위를 가결해 놓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불편이 예상외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정부가 아시아나항공 장기 파업 해결을 위해 10일 오후 6시를 기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가운데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노조대표단이 농성장인 충북 보은군 신정유스타운에서 노조원의 환영을 받고 있다. 박길재 부위원장(가운데 왼쪽)이 한 노조원을 껴안고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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