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 도로변 조형물 도난 속출

입력 2005-08-10 10:39:11

"장독·쇠죽통·화분·조경수 가져가지 마세요"

피서철 차량이동이 많아지면서 경북도내 도로변에 심어놓은 꽃들이 마구 파헤쳐지고 갖가지 장식물을 훔쳐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06년 전국체전 개최를 준비중인 김천시의 경우 도로변 정비로 꾸며놓은 조경물을 훔치거나 훼손시키는 일이 잦아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조마면 대방리 앞 김천~성주 국도 가로변 쉼터 경우 보름 전쯤부터 소나무 5그루와 연산홍, 자산홍 등 관목류 300여 그루가 무더기로 없어져 김천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시내 주요 교량 등에 내놓은 다양한 화분들을 비롯, 직지문화공원, 강변공원, 조각공원 등의 야생화나 수목들도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도난이 잦은 공원이나 쉼터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도난방지 경고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청송군 역시 주요 도로변에 꾸며놓은 조형물이나 꽃나무, 옹기 등이 없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청송군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제공을 위해 국도 31호선 현동∼부남면 사이 12km 도로 변에 옹기 장독대, 원두막, 빈병, 뒤주, 쇠죽통 등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지만 피서철이 되면서 옹기 200여개와 하늘나리 등 25종류 500여 포기 야생화도 사라졌다. 장독대의 옹기는 경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25호 이무남(66·청송 진보면)씨가 청송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기증한 것. 사라진 20여개의 쇠죽통은 농민들이 군에 기증해 도로변에 꽃을 심어 놓았던 것.

특히 청송 현동면 노인회원들이 원두막 지붕 꼭대기에 씌워 놓은 '이엉 잇' 마저 없어지고 있다. 사라지는 옹기와 쇠죽통, 야생화를 지키기 위해 청송 부남·현동면 자율 방범대원들이 야간 순찰을 돌고 있다.

청도군도 주요 도로 길목에 각종 나무와 꽃을 심어 쉼터를 만들었으나 밤 마다 철쭉, 연산홍 등 꽃나무들이 도난당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사진: 청송군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치한 장독대의 옹기가 몇개 안 남거나 모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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