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 열리나

입력 2005-08-10 10:55:31

잘 다듬어진 한국영화들이 제2의 한국영화 전성기를 열어갈 수 있을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틈에 끼어 기를 못 펴던 한국영화들이 8월 들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영화들끼리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이번 주에는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이 배턴을 건네 받았다. 지난주에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가 개봉돼 할리우드 영화에 8주 연속 내어줬던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넘겨받았었다. '친절한 금자씨'는 개봉 후 2주만에 287만3천명, '웰컴 투 동막골'은 1주만에 148만3천명을 모았다. 두 영화는 지난 주 전국 1천567개 스크린의 55.5%인 870개 스크린('웰컴 투 동막골' 450개, '친절한 금자씨' 420개)을 차지, 격돌하며 빅뱅을 경험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하는 입장권 통합전산망(1064개 스크린, 가입률 75%)에 따르면 이 두 영화의 지난 주말 시장 점유율은 62.3%. 결국 극장을 찾은 3명중 2명 꼴로 이 두 영화를 고른 셈이다. 두 영화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웰컴 투 동막골'은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등 소위 스타가 없이 만들어진 영화. 투자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최소 500만 최대 800만명을 예측하고 있다. 여름 시즌을 맞아 아일랜드 스텔스 우주전쟁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로봇 발리언트 등 애니메이션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값지다.

이에 따라 이 들 두 영화의 비슷한 시기 개봉을 우려하던 목소리는 시너지를 높였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올 4월말과 5월초 1주차를 두고 개봉해 모두 흥행에 실패했던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를 우려했으나 결과는 오히려 2004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는 것.

이번 주에는 11일 개봉하는 차승원의 '박수칠 때 떠나라'(감독 장진)가 대기중이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최근 시사회를 통해 '대중적 스릴러'로서의 면모를 맘껏 과시, 스펙터클 영화로서의 면모와 스릴러로서의 흥미를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국적으로 30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 경쟁에 뛰어든다.

게다가 올 가을이후 '형사' '청연' '태풍' 등 기대를 모으는 대작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예정이다. 이로 인해 올 7월 올들어 가장 낮은 28.2%까지 떨어졌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한국영화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몇 편의 '웰 메이드' 한국영화들이 점유율 20%대까지 떨어지며 추락하던 한국 영화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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