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극 감상법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행사로 자리매김한 전국 성주민족극한마당. 이런 문화예술 공연장을 찾으면 단순히 한두 개의 공연이 아니라 축제 형식으로 어우러진 공연의 전체를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이번 민족극 한마당에서는 지난 행사와 달리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였다. 우선 공연이 이루어진 성주 성 밖 숲 전체를 무대화했다는 점이다. 잔디밭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꾼, 즉석카메라를 둘러메고 관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 한여름의 산타클로스, 고함을 지르며 한 여자를 잡으러 뛰어가는 여자들의 무리 등이 곳곳에 보였다. 실제로 공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아니면 꾸며낸 일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묘한 장면들이었다. 민족극한마당을 흥미로운 축제로 만드는 훌륭한 양념이 됐다.
민족극은 그동안 현실적인 내용을 어떻게 예술 형식으로 녹아내게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우리의 전통 민속에서부터 서양의 예술 활동까지 넘나들며 '맛깔스런 비빔밥'을 만들려고 했다. 판소리, 굿, 탈춤 양식에서 서양의 록 밴드와 행위예술, 발레, 브레이크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표현 양식이 동원되었다.
관객들 입장에선 배우가 관객에게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어떤 형식으로 표현했는지 눈여겨본다면 한층 더 재미있다. 가령 쌀 수입 개방으로 무너져가는 농민들의 고통을 판소리로, 살사댄스로, 흥겨운 장타령으로 풀어낼 때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민족극의 기본인 해학과 풍자의 맛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학은 슬프고 힘들어도 웃음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풍자는 상대방의 잘못을 재미나게 비꼬아서 비꼬는 사람도 비꼬임을 당하는 사람도 서로가 웃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