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시대 압독국서 復郡되풀이
경산(慶山)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얄궂다. 삼한시대 압량소국(압독국)의 터전이었으나 신라·고려시대를 거치면서 군에서 현으로, 현에서 속현으로 강등됐다가 다시 복현과 복군되는 역사를 되풀이했다.
재미있는 것은 고려시대 국사였던 일연 스님의 고향이라고 해서 속현에서 현으로 승격하고, 공양왕의 비인 순비 노씨의 고향이라고 해 현에서 군으로 승격한 일이다. 경산이 배출한 인물의 득을 두 번이나 본 셈이다.
삼한 시대 이래 경산이 낳은 최고의 인물로 많은 사람들은 원효 대사를 꼽는다. 원효가 태어난 곳은 불지촌(佛地村-부처 마을). 지금의 신월동 또는 유동, 북사리 등 몇 가지 설이 있다.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시고 득도했다는 원효대사는 신라의 귀족불교를 민중불교로 만드는데 힘썼다.
원효가 요석궁에 머물러 있던 과부 공주와 짧은 인연을 맺어 설총을 낳은 일화도 유명하다. 원효는 어느 날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주랴/하늘 받칠 기둥감을 내 찍으련다."
설총은 원효의 호언대로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이두문을 지었고 국학에서 후진에게 유학을 가르쳤다.
원효에 대한 일화들이 그의 고향 후배인 일연 선사를 통해 전해졌다는 것도 재미있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에 원효에 관련된 얘기들이 자세히 적혀있고 그것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것.
일연은 몽고의 침입으로 부모 형제와 집과 재산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백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에 몰두,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다. 몸을 민중에게 돌렸다는 점에서 일연과 원효는 닮음 꼴이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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