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결국 남자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캐피탈 소속 국가대표 6명은 7일 저녁 태릉선수촌에서 있었던 국가대표 소집에 전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터키 이즈미르 유니버시아드대회 멤버로 차출된 박철우와 이선규를 논외로 하더라도 대표팀 주전 세터 권영민, 레프트 장영기, 송인석, 센터 윤봉우 4명 모두가 소집에 불응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앞서 지난 4일 대한배구협회에 대표팀 소집 연기 공문을 보내 이번 사태를 예고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공문에서 지난 5월 프로리그 종료 후 권영민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의 계속된 대표팀 차출로 팀 훈련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제주도 전지훈련을 마친 내달 초순께 소집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배구 원년 V-리그에서 숙적 삼성화재의 아성 저지에 아깝게 실패한 현대캐피탈은 시즌 종료 직후 주전 선수들이 대거 태극 마크를 달며 팀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해 울상을 지어왔다.
현대캐피탈측은 국가대표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강행군에 따른 차출 선수들의 체력 저하와 부상을 염려하며 이웃 일본이나 중국처럼 국가대표 2진을 함께 운영해 국제대회에 탄력적으로 파견하지 않은 협회 측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한배구협회는 현대캐피탈로부터 이같은 입장을 전달 받은 직후 현대측에 다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결국 사상 초유의 집단 소집 불응 사태가 불거지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
협회 관계자는 "올해 유독 국제대회가 많다. 현대캐피탈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8일 중으로 또 한번 현대에 협조를 부탁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화분과위원회를 소집해 선수 교체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럴 경우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과 플레이오프, 아시아남자배구 최강전 등을 거치며 세터 권영민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다져온 대표팀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손발을 맞춰야 해 내달 하순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전력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정배(한국전력) 대표팀 감독은 "소집된 선수가 정원의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팀 훈련은 할 수가 없는 형편"이라면서 "물론 팀 마다 사정이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표팀에 온다고 훈련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공 감독은 "소집에 응한 선수는 뭐가 되느냐"면서 "현대 선수들이 끝내 합류하지 않을 경우 감독으로서 전력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선수를 뽑아달라고 요청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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