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미래 함께 설계해요"…한·중·러 대학생 우정의 한마당

입력 2005-08-08 10:54:22

"한국은 동해라 부르지만 일본은 일본해라 부릅니다. 서해도 한국과 중국이 다르게 말하죠. 이런 미묘한 문제를 미래의 주역인 우리가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6일 오전 대구가톨릭대학교 도서관. 러시아 대학생 9명과 한국 대학생 13명이 김진규 교수(40·계명대)의 한국사·문화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은 경북도가 한·중·러 3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2005 대학생 우정의 한 마당'에 참가한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경법대학 대학생들. 같은 시각 지하 강의실에서는 중국 허난성 대학생 12명이 비슷한 내용의 교육을 받았다.

이날 대구 아미고 호텔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노래·민속춤 등 장기자랑을 하며 마음의 벽을 허문 학생들은 경북도청 공무원들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혔다.

도청 농정과 황무룡( 대구 북구 동변동) 농지관리담당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왕차오위(19·뤄양외국어학원)군은 "한국어 전공인데 좀더 한국을 자세히 알고 싶어 방문하게 됐다"며 "TV 등을 통해서 본 것 보다 훨씬 사람들이 친절한 것 같아 한국에 유학오고 싶다"고 했다.

또 도청 국제통상과 인턴 공무원인 김경민(23·여·대구 북구 읍내동)씨의 집을 찾은 옥산나 말로비츠꼬(20)·에카테리나 크세노폰토바(18·이상 금융재정 전공) 양은 "불고기가 너무 맛있었고 사찰 체험도 인상적이었다"며 "한글이 재미있어 기회가 닿으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첫 날을 대구에서 보낸 3국 대학생들은 7일 오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영주선비촌 저자거리를 찾아 한국 전통혼례와 장승깎기 체험에 푹 빠졌다.

이날 폭염 속 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주천(18.중국)군과 에카테리나 크세노폰토바)양이 어색하게 혼례 의식을 체험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에카테리나 양은 "한국이 이렇게 좋은 나라인 줄 몰랐다"며" 다음에 가족들과 꼭 한 번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경북도 주낙영 경제통상실장은 "허난성과 하바로프스크는 자매결연 등을 통해 경북도와 교류가 많은 곳이어서 초청했다"며 "한·중·러 3국의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 동북아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들은 8일 포항 포스코, 경주 불국사·석굴암을 둘러보고 9일(중국)과 11일(러시아) 고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사진 : 한·중·러 우정한마당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 대학생들이 장승깍기 체험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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