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英·美추가공격 위협

입력 2005-08-05 11:26:02

제2인자 자와히리 "뉴욕, 워싱턴, 아프간 손실은 시작에 불과"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제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4일 미국과 영국에 대해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며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날 아랍권 TV 방송인 알 자지라를 통해 방영된 녹화 비디오에서 최근 런던에서 발생한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이라크 전쟁 탓이라고 시사하며 "블레어 총리의 정책이 런던을 파괴했고, 앞으로 더 많은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알 자와히리는 또 미국과 다른 서방국들이 이라크와 다른 이슬람국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평화로이 살지 못할 것이라며 과거 여러 차례 되풀이했던 미국에 대한 위협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그는 미국 9·11 테러를 언급하며 "뉴욕, 워싱턴, 아프가니스탄에서 목격한 손실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수만 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과 워싱턴의 9·11 테러는 알 카에다가 직접 자행했고, 런던 테러는 알 카에다가 직접 자행하지 않았지만, 알 카에다와 연관 있는 최소한 두 개 단체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 자와히리는 "당신들이 우리 땅에서 철수해 우리의 석유와 자원을 훔치는 행위를 중단하고, 부패한 배교자 아랍 지도자들에 대한 지지를 종식할 때까지 구원이란 있을 수 없다"며 "이 같은 적대적인 정책을 지속한다면, 베트남 전쟁의 공포를 잊게 해 줄 더 끔찍한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 같은 위협으로 미국이 이라크 및 더 광범위한 중동지역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와히리의 발언을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알 카에다 제2인자의 발언은 이라크전이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이며, 우리가 전쟁 중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준다"며 "자와히리 같은 사람들은 어둡고, 흐릿하며, 퇴보하는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최근 런던 테러가 미국 주도 이라크전쟁에 대한 보복이라고 시사하는 알 자와히리의 발언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통상 알 자와히리의 발언 후 행동이 수반됐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테러 전문가들은 말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대학의 테러리즘-정치폭력연구센터의 매그너스 랜스토프는 "빈 라덴이나 자와히리가 레이더망에 튀어나올 때 보통 몇 주 내에 어떤 형태로든 행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보기관들은 늘 걱정한다"고 말했다.

(두바이·크로포드로이터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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