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꺼 내꺼가 어딨어? 재미있으면 되지.'
요즘 프로그램엔 방송사 간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
A방송사의 인기 코너가 어느 날 B방송사의 경쟁 프로그램에 나온다.
행여 타 방송사 프로그램의 홍보가 되지 않을까 해서 조심하던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재미와 관심 충족을 위해서라면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다.
소재 인용에 경계가 없다. 오히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이 '저래도 괜찮을까'하고 조바심을 낼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최근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 300회를 맞은 KBS 2TV '개그콘서트'는 과감한 무대를 연출했다. '사선에서' 코너에서 박성호가 '빠~져 봅시다'라며 '안어벙' 안상태를 흉내 내며 웃음을 이끌어내자, 옆에 있던 홍인규가 한술 더 떠 '홀짝 한번 하시죠' 하며 SBS '웃찾사'의 '화상고'를 연상시키는 '호이짜~, 호이짜~'를 연발한 것. '콘서트 코미디'의 원조격인 '개그콘서트'가 후발 주자인 '웃찾사'의 코너를 인용하는 파격을 선보였지만 방청객이나 시청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지난 6월 15일에 방송된 SBS '생방송 TV연예'는 MBC의 간판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신드롬을 입체 분석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꼭지로 삼순이를 배치, 주인공 김선아의 일거수일투족을 화면에 담았다.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경우, 보통 자사의 신규 드라마 소개에 집중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매우 신선한 시도였다.
이외에도 각종 토크쇼나 정보 프로그램, 라디오 등에서도 경계를 넘어서는 소재 인용은 더욱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의 뒷면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청률 경쟁이 한 몫하고 있다. 시청률에 의해 프로그램의 존폐가 결정되는 시스템에서 한가로이 방송국 '출신 성분'을 따질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빠르고 과감한 선택만이 급변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길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한 방송 관계자는 '재미있고 프로그램에 도움이 된다면 남의 것을 인용하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다만 단순한 모방이나 표절이 아니라 상대방의 좋은 점을 도입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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