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후유증 박순자씨
"남편이 제일 기뻐하죠. 하루도 아프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는데 이제 그런 소리가 줄어들었으니 여간 좋아하지 않아요."
달리기 후유증으로 무릎과 발목이 아파 음식점마저 문을 닫아야 했던 박순자(48·여)씨는 몸이 좋아지면서 일상생활이 확 달라졌다. 양쪽 무릎과 발목의 따가운 통증으로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인근 헬스장을 가는 것 외엔 외출하기가 두려웠다.
그러나 지난 6월 매일신문의 도전 베스트 라이프 건강되찾기 운동프로그램에 참가 한 뒤부터 조금씩 조금씩 통증이 가시면서 이젠 가까운 곳은 걸어다닐 만큼 다리상태가 좋아졌다. 그동안 대학생 아들의 도움을 받아 하던 집안일도 혼자 해낸다. 빨래, 설거지, 청소 등을 하면서 가정주부로서의 기쁨도 새로 맛본다.
무엇보다 생활의 활력을 되찾게 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다.다리 통증으로 수년 간 고생하는 과정에 아무리 노력해도 낫지 않자 박씨는 자포자기 상황에까지 빠졌다."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인 걷기가 불편해지면서 항상 우울하게 지낼 때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한 박씨는 하루를 운동장 15바퀴 뛰는 것으로 시작할 만큼 달리기는 삶의 일부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에 탈이 나기 시작하고 발목, 손, 등에까지 통증이 찾아오면서 가게마저 처분하는 지경이 되었다.
척추가 오른쪽으로 약간 휘고 오른쪽 횡복근과 다열근이 제기능을 못해 골반이 틀어진 것으로 판정받은 박씨는 무릎 통증과 발목통증을 해소하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했다. 특히 다리 양쪽 장경인대와 햄스트링마저 짧아져 있어 이 부위에 대한 스트레칭과 골반 균형을 맞추는 밸런스운동, 엉덩이 근육 강화운동도 병행해 나갔다.
운동프로그램을 시행한 지 한 달, 박씨에겐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됐다. 왼쪽다리가 오른쪽에 비해 0.7cm가량 더 긴 것으로 확인된 것. 다리길이 차이는 대체로 달리기를 많이 하는 러너들 10명 가운데 1명 정도 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쪽 다리 길이 차이는 몸의 비대칭 균형을 불러와 무릎과 발목의 따가운 통증의 원인과 무관치 않다. 특히 달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짧은 오른쪽 다리를 덜 사용 함으로써 약화됐다.
닥터굿스포츠클리닉 이종균 운동사는 "보통 걸을 때는 체중의 1.2배의 부하가 발목, 무릎, 골반에 걸리지만 달릴 경우엔 이보다 4배 이상 많은 5배의 충격이 전해진다"며 "박씨의 경우는 다리길이마저 차이가 나면서 통증이 깊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리길이를 맞추기 위해 박씨의 오른쪽 신발에 깔창을 두 개나 얹었다. 다리길이를 교정하면서 통증은 덜해지고 지금은 러닝머신 위에서 빠른 속도로 걸어도 괜찮을 정도로 양쪽 무릎과 발목이 따가운 증세의 고통은 줄었다.
이종균 운동사는 "그러나 박씨는 다리가 다 낫더라도 과거처럼 무리한 달리기는 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씨는 "반신반의하며 도전 베스트라이프 행사에 참가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효과가 나타나 잃었던 주부와 엄마로서 역할을 되찾게 돼 가족들 모두가 기뻐한다"고 말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사진: 무릎과 발목통증으로 가까운 거리도 걸어가기 힘들었던 박씨는 이제 통증이 줄어들면서 러닝머신위에서 빠른 걸음을 걸어도 될 만큼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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