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 설레는 조용필
"완전히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입장이다. 같은 민족으로서 정서를 같이할 수 있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낀다."
'국민가수' 조용필이 데뷔 후 처음으로 북한에서 북한 주민을 상대로 대규모 단독콘서트를 연다. SBS 주최로 23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광복 60주년 기념 조용필 평양 공연'이다.
조용필은 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공연에 임하는 소감과 공연 내용을 밝혔다.
조용필은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올해 나의 공연인 '2005 PIL&PEACE 콘서트'의 타이틀을 '제주에서 평양까지'로 만든 바 있다. 그래서 올해 제주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이제 하반기 투어를 평양에서 다시 시작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용필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우리는 분단민족이기 때문에 양쪽이 직접 서로의 노래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정서를 같이한다는 것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 무대에서 노래를 했을 때 당연히 남쪽과 반응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긴장이 된다. 여기에서는 내가 나오기만 하면 '오빠'가 터져 나오지만 그쪽은 다를 것이라는 것을 마음에 둬야 할 것이다.
-북한 공연이 성사된 과정은.
▲나의 북한 공연 이야기는 1990년대 말부터 수차례 제기됐다. 개인적인 문제와 남북한 문제 등으로 공연이 성사되지 않았다. 작년 7월 SBS를 통해 제안을 다시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순조롭게 진행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성사된 이상 최고의 공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남한에서의 공연과 차이점은.
▲북에서는 이런 공연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생소한 공연이 될 것이다. 문화적인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대중가요의 성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잘못하면 이질감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가 고민이다. 하지만 공연 자체의 내용은 큰 변화가 없다. 공연 규모를 크게 축소하지도 않고 기존 특수효과와 영상도 그대로 선보인다. 남한에서와 똑같이 무대에 온 정성을 다할 것이다.
-무대에서의 레퍼토리는.
▲북한이 그쪽 가요를 많이 보내왔다. 그 중에서 1, 2곡을 고르겠다. 북한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그 겨울의 찻집'을 꼭 불러 달라는 요청을 했다. 공연에서는'꿈의 아리랑'을 마지막에 부를 것이다. 모두 따라 부르지 않을까 기대한다.
-향후 일정은.
▲평양공연을 위한 리허설은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북한에서는 23일 공연 후 24일 만찬이 있고 25일 돌아온다. 9월 12일부터 대전, 잠실, 광주, 인천 등에서 '2005 PIL&PEACE 콘서트' 공연이 이어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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