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배낭여행-도난 방지 노하우

입력 2005-08-03 16:40:07

가슴 두근거리면서 떠난 유럽 배낭여행. 좋은 것만 보고 즐거운 기분으로만 다녀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더러 있다. 체력 저하로 지치고 잠자리가 낯설어 잠을 설치는가 하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들과 직면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는 도난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각종 도난 사례들을 짚어봄으로써 도난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매치기처럼 가방을 터는 전통적인 방법 외에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는 수법은 경찰을 가장한 수법이다. 길거리를 가다 갑자기 누군가 접근해서 사복경찰이라며 관광객에게 여권과 소지품 검사를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노상에서 사복경찰이 관광객 소지품을 검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에 누군가가 먼저 접근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검문을 한다. 그러면 그 접근한 사람이 먼저 지갑을 보여주는 걸 옆에서 보여주게 해서 경계심을 풀게 한다. 이걸 보면서 의심 없이 지갑이나 여권을 꺼내게 되면 지갑을 보는 척하다 지갑을 돌려주더라도 돈만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괜히 경찰이라니까 말도 못해보고 주섬주섬 지갑을 꺼내는데 절대로 그런 행동은 하지 말자. 의심스러울 경우 당당히 경찰 신분증을 요구하고 소지품 검사는 경찰서에 가서 하겠다고 큰소리치면 슬그머니 사라질 것이다. 만일 경찰서가 멀다고 하면 근처에 역이나 관공서로 가자고 하면 된다.

가장 전통적인 소매치기 방법은 7, 8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하는 수법이다. 한꺼번에 5, 6명 이상의 아이들이 몰려들어 이리저리 만지면서 정신을 분산시키고는 한 아이가 몰래 소매치기를 하고 이 소매치기한 지갑들을 릴레이식으로 전해주며 달아나기도 한다. 이때 경찰들이 이런 아이들을 잡는다고 해도 증거물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고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훌렁훌렁 옷을 벗어서 털어보이면서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아이들은 주로 집시 아이들인데 정말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아이들이라고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된다.

그 밖에 어깨에 이물질을 묻히고 그걸 닦는다고 잠깐 주의를 팔고 있는 동안 짐을 가지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고 버스나 전철, 심지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도중에 짐을 열고 훔쳐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여권, 항공권, 현금 등 중요한 것은 항상 복대에 넣어 잘 간수하고 가방에는 간단하게라도 잠금 장치를 해서 쉽게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정도의 주의만 하더라도 도난 사고의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서영학(고나우여행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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